[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 정부가 내년부터 대마초를 마약으로 재분류하는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다만 대마 싹만 마약류로 지정되고, 싹을 제외한 대마 뿌리·잎 등은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았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 보건부는 대마 싹을 마약류 목록에 재등재하고 이를 내년 1월부터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마 관련 새 규정 초안을 전날 발표했다. 대마 싹은 향락용으로 주로 소비되는 부분으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물질을 다량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 정부가 대마 뿌리와 잎 등 다른 부분은 제외하고 싹만 마약류로 재지정하기로 한 것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가 '대마 합법화' 취소 방침을 밝힌 뒤 대마 재배 농가와 판매업자, 대마 옹호론자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대마를 다시 범죄화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중소 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대마가 술과 담배보다 더 해롭다는 과학적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부는 오는 25일까지 여론을 수렴한 뒤 관련 규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솜삭 텝수틴 부총리 겸 보건부 장관은 "대마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의견을 모두 듣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은 지난 2018년 대마의 의료용 사용을 허가한 뒤 2022년 6월부터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대마 제품이 향정신성 화학물질인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을 0.2% 넘게 함유했을 경우에만 불법 마약류로 분류했다.
사실상 대마 소비가 전면 허용되면서 중독 등 부작용이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취임한 세타 타위신 총리는 마약 퇴치를 주요 국정 과제로 내걸었고, 지난달 초 대마가 마약류에 다시 포함되도록 올해 안에 규정을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세타 총리는 당시 "마약은 국가 미래를 파괴하는 문제이며 많은 젊은이들이 중독됐다"며 "(마약상들의) 자산을 몰수하고 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바르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년 9월 2일 태국 푸켓의 한 대마초 가게 에서 가게 주인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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