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알파벳 실적 발표 후 AI 투자 수익성 의구심 높아져
김영환 NH證 연구원 "AI 인프라 관련 기업 상승 여지 남아"
GDP 증가율 컨센서스 웃돌아...금리 인하로 인식될 가능성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알파벳 실적 발표 이후 인공지능(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테크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정보통신(IT)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진다면 중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조언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파벳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3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다. 매출도 847억 4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841만 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7.26 stpoemseok@newspim.com |
다만 유튜브 광고에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89만 3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8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실적 발표 이후 알파벳의 주가는 181.79 달러에서 167.28 달러로 7.9%(14.51 달러) 내렸다. 여기에 세쿼이아캐피털의 데이비드 칸이 'AI의 6000억 달러짜리 질문'이라는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이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AI 투자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 16조 4232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4.8% 오른 수준이다. 게다가 2018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조원을 넘기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발표일인 25일 해당 주가는 8.8%(1만 8500원) 내렸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는 과정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사이클의 정점은 아닐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제품이 출시되지 않는 한, 남은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것"이라며 "신 산업이 발전해 가는 초기 국면에서는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항상 발생했고, 특히 펀더멘털 대비 기대감이 빠르게 높아진 이후에 이러한 경향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AI 사이클의 정점이 지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이와 관련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재차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그널은 관련 기업들의 실적 호조"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달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7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성장은 지속되고 물가가 낮아지는 현상)에 있음을 재확인해 주는 경제지표, 금리인하가 곧 시작될 것이라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신호가 주식시장의 상승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김 연구원은 "지난 25일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8%로 직전 분기(1.4%)와 시장 컨센서스(2.0%)를 모두 웃돌았다"며 "이는 최근 경기 동향이 골디락스 상황인 것을 보여주며,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이 정상화에 따른 금리 인하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기준 금리를 연내 2회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확고해졌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은 8월부터 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로 인한 상승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대외적 변수 탓에 국내 시장이 약보합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 연구원은 "미국 대선과 관련해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과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점은 악재"라며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외인 투자자 자금 유출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조정 심리가 커져서 보합장을 시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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