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큐텐에 이어 여행사·결제사도 책임 떠넘기기
"600건 접수됐다 했지만…환불받은 사람 소수"
금융당국에도 압박 해달라 부탁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비행기 타고 싶어요. 도둑 잡아주세요."
28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큐텐 본사 앞에서 티몬에서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게릴라성으로 '우산 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모인 피해자 20여명은 말없이 우산에 적힌 문구를 보이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했다.
이들은 즉석에서 30분가량 '나몰라라 식 운영하는 여행사는 보상하라' '큐텐은 직접 사과하고 대책 마련하라' 등의 문구를 적어 우산에 붙였다. 아이가 삐뚤빼뚤하게 쓴 글씨도 눈에 띄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28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큐텐 본사 앞에서 티몬에서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게릴라성으로 '우산 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모인 피해자 약 20여명은 말없이 우산에 문구를 붙이고 보이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했다.2024.07.28 hello@newspim.com |
이날 현장에서는 기업 간의 '책임 떠넘기기'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들은 티몬의 모기업 큐텐을 포함해 여행사, 결제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구매 활동을 한 것으로 피해를 봤음에도 기업들이 나몰라라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대표 중 한 명은 "티몬은 신용카드사가 책임을 지게끔 한다는 뉴스가 나오자 환불을 멈췄고, 신용카드사마저도 오늘 오전까지만 환불을 진행했다"고 했다.
커머스 회사를 통해서 상품을 판매한 여행사들 역시 책임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한 투어사가 여행 취소 버튼을 생성하지 않고, 티몬 측에서는 해당 버튼이 없어 환불할 수 없다며 서로 미루고 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28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큐텐 본사 앞에서 티몬에서 환불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게릴라성으로 '우산 모임'을 개최했다. 2024.07.28 hello@newspim.com |
지금까지 티몬이 진행한 환불이 약 170건에 그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티몬은 지난 2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600건의 주문을 취소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티몬이 취소한 주문이 전부 환불 처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피해자 대표는 "이중 환불을 받은 사람들도 많고, 자료 입증이 안 돼서 입금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티몬에서 환불에 대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9억원을 환불했는지에 대해서도 믿을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액 상품권 역시 떠넘기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티몬은 지난 이틀간 도서문화상품권 선주문 건 2만4600건도 취소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금융당국은 금융사와 결제사, 커머스 회사들에 대한 압박을 해달라. 공적 자금이나 세금을 통해서 구제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고 부탁했다.
이날 모인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모인 피해자들 6000명 중 일부에 불과하다. 각각의 대화방에서 대표를 1명씩 뽑아 4명의 대표가 모인 상황이다. 이들은 추후 환불 상황을 살핀 후 다음주 안에 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셀러들과의 연합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큐텐은 해외 계열사 '위시'를 통해 8월 중 5000만 달러(약 693억 원)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600억 원 상당 자금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이들이 1순위 구제 대상을 소비자로 밝힌 만큼, 판매자들에 대한 구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큐텐 측이 밝힌 자금 조달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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