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 뇌물' 1심 무죄 후 "아들과 공범" 추가기소
49명 증인신청 공방…"알선수재도 판단" vs "이중기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의 성과급과 퇴직금을 가장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다음 달 아들과 함께 나란히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13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그의 아들 병채 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하고 오는 9월 20일 1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5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입증계획과 이에 대한 변호인들의 의견을 듣고 향후 재판 진행 방향을 논의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곽 전 의원의 선행 사건에 제출된 증거와 쟁점이 동일하다며 이 사건에서도 알선수재와 관련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행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진행 경과를 보고 진행하겠다며 다음 기일을 추후지정(추정)했다"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의 전제가 되는 곽상도 피고인의 알선수재죄 성립 여부를 직접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현직 국회의원이던 자가 아들을 통해 민간개발업자로부터 50억원을 지급받은 사건"이라며 "사회적 파장과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막기 위해 집중 심리를 통해 신속한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선행 사건 증거조사를 이 사건에 포함해서 하자는 것은 검찰이 이중기소임을 자인하는 것이고 이 사건에서 알선수재의 유무죄 성립을 직접 판단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또 "검찰은 의도적으로 피고인을 이중기소하면서 49명에 이르는 증인을 신청하겠다고 했다"며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적정한 간격으로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했다.
김씨 측 변호인도 "검찰이 강조하는 신속한 심리를 방해하는 주된 요소가 검찰의 방대한 증인신청"이라며 "불필요한 증거조사를 배제하고 핵심만 진행해 전체 심리를 단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선 선행 사건 1심에서 이뤄진 증인신문과 관련해 양측이 의견을 진술하는 서증조사를 진행한 뒤 구체적인 증인신문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곽 전 의원은 추가 기소 약 11개월 만에 뇌물수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아들과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앞서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에 편의를 제공한 뒤 김씨로부터 화천대유에서 일하던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같은 해 10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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