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왜 '럭셔리의 끝판왕' 소더비 지분을 인수했을까

기사입력 : 2024년08월13일 22:03

최종수정 : 2024년08월14일 08:31

신사업 찾는 아부다비 펀드의 '다각화 전략'
투자자 물색하던 예술품경매사의 제안 수락
카타르 펀드도 한때 크리스티에 큰 관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아부다비(UAE) 국부펀드가 세계 정상의 미술품경매사인 소더비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아부다비의 자산펀드인 ADQ는 "소더비 경매회사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372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재정 투입을 통해 ADQ는 글로벌 경매사 소더비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윌렘 드 쿠닝의 페인팅 등이 판매되고 있는 소더비의 이브닝세일 경매 현장. [사진=소더비] 2024.08.13 art29@newspim.com

지금껏 에너지, 유틸리티, 식품및 농업, 헬스케어 등에 투자해왔던 아부다비의 국부펀드가 예술품 경매회사의 지분을 일부 취득하자 세계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올드 마스터'로 불리는 서양의 근대 걸작 미술품을 비롯해, 고가의 미술품들을 턱턱 사들였던 중동의 실력자들이 이제는 낙찰자에 그치지 않고, 경매사 주주로 나서며 '오너십에도 눈독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더비 지배주주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투자는 소더비 주인장의 간곡한 요청에 응한 측면이 크다.

◆소더비 인수한 프랑스 억만장자, 부채누적에 골머리

소더비를 아직도 영국 기업으로, 또는 미국 기업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프랑스의 억만장자가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기업이다. 물론 글로벌 기업인 것은 확실하나 오너는 프랑스인이다.

소더비는 1744년 영국 런던에서 사무엘 베이커가 고서를 거래하는 작은 경매사로 시작됐다. 영국 기업으로 출발한 소더비는 고서및 희귀서적 판매에 집중하다가 1917년부터 예술품및 앤틱, 보석 경매에 치중하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1955년에는 뉴욕에 지점을 개설했고, 이후 글로벌 1위 경매사로 급성장했다.

1983년에는 폴란드계(유대인) 미국인 사업가로 쇼핑몰사업을 하던 알프레드 타우브먼이 인수해 미국 기업이 됐다. 그러나 2019년 들어 프랑스계 유대인인 패트릭 드라히가 37억달러(당시 환율기준 약 4조4000억원)에 인수하며 프랑스 기업으로 바뀌었다. 드라히 회장의 인수 후 상장사가 아닌 비상장기업으로 전환됐다.

드라히 회장은 소더비 인수 후 "소더비 본사를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로 옮기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과 런던이야말로 미술품 경매시장의 '핵심 중의 핵심'이어서 가장 고가의, 가장 화제가 되는 작품은 뉴욕 메이저세일에 오르게 마련이다. 현재 소더비는 뉴욕 런던 파리 홍콩 제네바 취리히 밀라노 본(브루고뉴) 싱가포르 등에 지사를 두고 예술품, 앤틱, 와인, 악기, 보석, 럭셔리 아이템의 경매를 실시 중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1744년 창업해 올해 280주년을 맞은 소더비의 푸른색 깃발. 경쟁사인 크리스티는 빨간색을 고유 컬러로 쓰고 있다. [사진=소더비] 2024.08.13 art29@newspim.com

   

그런데 프랑스 부호순위 2위의 억만장자로 통신대기업 알티스(Altice)의 창업자인 드라히는 최근 부채가 600억달러에 달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미디어및 통신기업을 거침없이 M&A하며 기업의 덩치를 키운 드라히는 급기야 2019년 6월에는 경매기업 소더비까지 인수하며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근래들어 그룹의 부채가 누적되며 난관에 봉착했다. ADQ의 이번 투자는 따라서 패트릭 드라히의 미디어및 통신제국을 관리하기 위한 숨가쁜 노력의 일환으로 보는 게 맞다.

◆중동의 오일머니, 사업다각화 위해 예술품 경매에도 손 뻗쳐

아부다비에서 세번째로 큰 국부펀드인 ADQ는 2018년에 설립돼 에너지, 전력시설및 수자원시설, 식품과 농업,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해왔다. 그리곤 마침내 '럭셔리 중의 럭셔리'라 할 수 있는 예술품 경매사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게 됐다.

이 펀드의 하마드 알 함마디 부그룹 CEO는 "우리의 투자는 소더비 브랜드의 지속적인 가치와 예술품 유통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 성장의제를 실행하는 경영진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기반했다"며 소더비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이로써 중동의 국부펀드는 예술품과 럭셔리 분야로 투자처를 확장하게 됐다. 

ADQ는 이번 투자가 아부다비의 경제다각화 정책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알 하마디 대표는 "ADQ는 아부다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기회를 줄곧 물색해왔다"며 향후 예술품·럭셔리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섹터로의 투자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중동 국부펀드의 예술품·럭셔리 부문에 대한 투자와 입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카타르투자청(QIA) 역시 지난해 지분인수를 위해 소더비와 협상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논의로만 그쳤다. 카타르는 10년 전에는 '중동의 문화예술 핵심코어'를 표방하며 '우리는 세계 1위 경매회사 크리스티에 관심이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리야드를 '아랍의 미래 럭셔리 수도'로 띄우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 PIF는 영국의 명품백화점 셀프리지스를 40억파운드(약 6조9700억원)에 인수해 글로벌 럭셔리 유통에 이미 진출했다.

◆280년 역사의 소더비, 라이벌 크리스티의 아성 무너뜨릴까

애당초 고서및 희귀서적 판매로 시작한 소더비는 1917년 런던의 예술중심지 메이페어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예술품과 값비싼 보석 등의 판매에 치중하며 세계 정상의 기업으로 뻗어나갔다. 그리고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뉴욕 지점에서 가장 핵심인 '메이저 경매' '특별한 컬렉션 경매' 등을 열며 세계 정상의 예술품 경매사로 자리잡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홍콩 도심에 새로 사옥을 만들고, 이전한 소더비 홍콩 지점. 벨기에의 대표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최고 걸작 '빛의 제국'을 사옥 휘장막에 프린트해 넣어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진=소더비] 2024.08.13 art29@newspim.com

오랫동안 영국풍의 신중한 기업문화를 중시하던 소더비는 1960년대부터는 미술품 경매를 '고급스럽고 우아한 사교행사'로 각인시키며 미국 상류층의 문화를 확실히 도입했다. 유명스타 등 셀럽을 끌어들이며 경매장을 더욱 성대하고 화려한 특급 살롱으로 변환시킨 것.

경쟁사인 크리스티와 오랫동안 1,2위를 다투던 소더비는 2010년대 들어 크리스티가 살바토르 문디, 록펠러 컬렉션 등 톱클래스 경매를 유치하자 정상의 자리를 자주 내주었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양대 경매사는 매출과 실적이 다소 소강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들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소더비의 드라히 회장이 아부다비 국부펀드 투자를 받아내 오너로서의 입지는 일단 다진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드리워진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과 경기침체로 인해 미술품 경매시장도 변수가 많고,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올하반기와 내년도 소더비의 성적표에 미술계의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하메네이 어디있는지 알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면서 이란을 향해 조건 없는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그는 쉬운 표적이지만 지금 그곳에 있는 한 안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하지 않을 것(즉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민간인이나 미군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게시글에는 "조건 없는 항복!"이라고 적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메네이를 제거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저지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후 나왔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그 차이를 일축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 사망 36주년을 맞아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기념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6-18 02:05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포용복지' 문진영 수석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재명 대통령의 복지 철학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정책으로 구현해 온 대표적인 정책 참모다. 복지국가 구상에서 구체적 설계, 제도 실행까지 전 과정을 함께해온 핵심 브레인으로, 현 정부의 사회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문 수석은 연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영국 헐(University of Hull) 대학에서 사회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공회대학교 조교수,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복지정책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문과 정책 현장을 오갔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당시 시민사회단체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 등 복지제도 확충에도 깊숙이 참여했다. 문 수석이 '정책형 학자' 또는 '현장형 브레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서 비롯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연구와 실무를 두루 거친 이력은 책상 위 이론을 넘은 정책 설계의 밑바탕이 됐다. 문진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사진=대통령실] 아동수당 도입 논의 초기부터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왔고, 이를 '아동청소년수당'으로 개편해 지급 연령을 만 1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복지 정책의 핵심 방향 중 하나로, 문 수석이 실질적인 설계자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2018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인수위에 참여했고, 이후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로 2년간 청년·여성·중장년 대상 맞춤형 고용·복지 정책을 추진하며 '현장 중심 정책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장과 학계, 캠프와 정부를 아우르는 경험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사회정책 전반에 녹여낼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20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복지 공약을 총괄 설계하며 아동수당 확대, 돌봄 국가책임제, 육아휴직 부모 할당제 등의 정책을 이끌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복지 제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아동수당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해 온 분으로 대통령의 복지 국가 비전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문 수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수석 임명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사회, 복지국가 기조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향후 아동·청소년, 취약계층 지원은 물론, 일과 돌봄의 국가 책임 확대, 사회안전망 정비 등 주요 복지과제를 설계·집행할 실무 총괄자로서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문 수석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정책가로, 정부가 말하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복지국가' 실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1962년 서울 출생 ▲연세대 사회복지학 ▲영국 헐대 사회정책학 박사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조교수 ▲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회 위원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문화복지분과 위원장 ▲경기도 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 분과위원장 parksj@newspim.com 2025-06-18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