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미국 대선 판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왜 사라졌나

기사입력 : 2024년08월21일 07:40

최종수정 : 2024년08월21일 07:4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004년 부터 매번 등장했던 '한반도 비핵화'
올해 민주·공화 정강정책에 비핵화 언급없어
북한 핵무장으로 '장기적 과제'가 된 비핵화
"목표 불변...대선 이후 관련국 협의 거쳐 구체화"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사라졌다. 민주·공화 양당이 각각 전당대회를 치르고 후보를 공식 선출한 가운데 두 당이 공개한 정강정책(party platform)에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이른바 '2차 북핵위기'가 시작되고 핵 협상이 본격화된 이후 양당의 정강정책에서 비핵화 문제가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92쪽의 정강정책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국과의 협력을 언급했지만, 북핵 문제의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없다. 앞서 지난달 8일 공개된 공화당의 정강정책에도 북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시카고=로이터 뉴스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날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2024.08.21

정강정책은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이 지향하는 정책적 지향점과 목표를 밝히는 문서다. 사실상 대선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핵 문제는 미 대선에서 항상 거론됐던 중요한 아젠다였다. 2004년 대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치러진 모든 대선에서 양당은 정강정책을 통해 비핵화가 최종목표임을 분명히 밝혀왔다. 특히 공화당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빠짐없이 명시해왔다.

이번에 비핵화 언급이 사라진 이면에는 장기간 북핵 협상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0여 년간 북한과 수많은 합의를 했으나 번번히 이행이 무산된 것에 대한 좌절감도 드러나 보인다.

하지만 정강정책에 북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고 해도 한반도 비핵화가 미국의 대외정책 목표에서 지워졌다고 볼 수는 없다. 북한이 핵무장에 성공함에 따라 비핵화가 더욱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으로서는 비핵화를 포기할 수 없다. 북핵 협상에 오래 관여했던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비핵화가 미국의 정책 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는 있지만 미국의 비확산 정책이 유지되는 한 한반도 비핵화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미 대선에서 북핵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로 단기간에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는 '장기적 과제'가 됐다.

민주당은 앞서 2020년 대선 정강정책에서도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규정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비핵화를 직접적인 목표로 협상을 서두르기보다 동맹국과의 공조를 통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미 행정부 내에서 비핵화로 가는 연결고리로 '중간 단계(interim steps)'가 언급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다.

각 당의 정강정책은 외교정책보다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국내적 이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선거에서는 경제·사회적 이슈가 압도적인 관심을 받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화당은 이번 정강정책의 분량을 16쪽으로 대폭 축소해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집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서브 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8.21

공화당의 이번 정강정책에는 한반도 비핵화뿐 아니라 대만 관련 언급도 누락됐다.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공화당은 1979년 미·중 수교와 함께 대만과 단교했지만 이후 모든 대선 정강정책에서 대만 관계법과 대만의 자위권, 안보에 대한 약속 등을 강조해왔다.

중국 견제와 대만에 대한 지지는 미국 내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강정책에서 대만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관심이 떨어졌다거나 정책이 변했다고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가 정강정책에서 누락됐다고 해서 한반도 정책 자체가 변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이 문제와 관련,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계속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정강정책은 국제 이슈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 아니므로 대선 이후 주요국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차기 미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이 분야 전문가들로 진용을 갖추고 정책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쯤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전직 관료 출신 전문가는 "정부는 대선 이후 새 행정부와 긴밀히 접촉해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노벨문학상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누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의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9일 오후 8시(한국 시간)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71)를 올해의 수상자로 호명했다. 한림원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종말적 공포의 한가운데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시키는 강렬하고 예지적인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 [사진 = 노벨상위원회] 2025.10.09 oks34@newspim.com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난해한 문체와 종말론적인 테마로 유명하다. 1954년생인 크러스너호르커이는 대학에서 법학과 헝가리문학을 전공하면서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대학졸업후 전업 작가의 길을 택한 그는 1985년 데뷔작인 '사탄탱고'로 문학성을 인정받으면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몽골, 중국에서 거주했으며 '저항의 멜랑꼴리'와 '전쟁과 전쟁'을 발표한 이후 미국, 스페인,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해왔다. 2015년에는 헝가리 최초로 맨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고,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돼 왔다. '파멸''사탄탱고''런던에서 온 사나이''토리노의 말'등 각본을 쓰기도 했다. 수전 손택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 최고 거장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사탄탱고'는 공산체제 하에서 무기력하고 비참하고 곤궁하게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oks34@newspim.com 2025-10-09 20:47
사진
'국정자원 화재' 1등급 복구율 62.5%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마비된 정부 전산시스템이 709개로 정정됐다. 화재로 멈춘 일부 시스템은 대구센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화재 관련 상황과 복구 진행현황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2025.10.09 photo@newspim.com 브리핑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통합운영관리시스템인 엔탑스(nTOPS)의 데이터가 복구돼 대전센터의 전체 시스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부처와 확인 과정을 거쳐 시스템 목록을 709개로 확정했다. 기존에 정부가 공지한 647개에서 62개가 추가된 것이다.  이는 우체국금융, 공직자통합메일과 같은 일부 시스템이 기능별로 세분화돼 시스템 수가 증가했고, 온나라문서 시스템은 기관별로 있던 목록이 정부업무관리시스템으로 통합되는 등 목록 변화에 따른 것이다. 현재 목록의 등급별 시스템 수는 1등급 40개, 2등급 68개, 3등급 261개, 4등급 340개다.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정부 전산시스템은 이날 12시 기준으로 193개(27.2%) 시스템이 복구됐다. 1등급 시스템 40개 중에서는 25개(62.5%)가 복구돼 운영 중이다. 또 이달 말까지 도입 예정이던 장비를 연휴 중 도입해 현재까지 서버 90식, 네트워크 장비 64식 등 198식의 전산장비를 신규로 도입했다. 중대본은 장비 설치가 완료되는 15일 이후부터는 복구되는 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분진 및 화재 피해를 입은 5층 전산실의 시스템은 소관 부처와의 협의 및 세부 검토를 거쳐 대구센터로 이전하거나 대전센터 내 타 전산실로 이전해 복구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5층의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것보다 대전센터에서 신속히 장비를 수급하여 복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술적 판단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전센터는 5전산실 및 6전산실에 신규장비를 설치해 시스템을 복구하고, 대구센터 이전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사와 소관부처 간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이전할 계획이다. gdy10@newspim.com 2025-10-09 14:4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