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2일 '통상정책로드맵' 발표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해 공급망 다변화
2027년까지 핵심 5~6개국과 SCPA 체결
연내 '민관 합동 CFE 글로벌 작업반' 출범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우리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세계 1위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나선다. 현재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85%에 해당하는 비중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아세안·인도·중동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꾀한다. 경제·산업 등에 대한 상호호혜적 협력 기반 마련을 통해 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통상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수퍼 선거의 해'를 맞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통상정책 방향을 재설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세계 1위 FTA 경제운동장 확보,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 지평 확대 등 총 6가지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 주요 거점국과 FTA 체결 박차…지속 성장 '글로벌 사우스' 협력 강화
정부는 FTA 네트워크를 전세계 GDP 90%까지 확대하기 위해 먼저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아프리카 등 주요 거점국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아시아권 내 몽골·파키스탄·인도 등과 협상해 서남아 통상벨트를 구축한다. 아프리카에서는 탄자니아·케냐와 협상을 추진해 동아프리카 공동체 협력 기반을 마련한다.
이미 협상이 타결된 중동·중남미 지역 FTA는 조속한 발효를 추진한다. 중동권에서는 걸프협력회의(GCC)와 아랍에미리트(UAE), 중남미권에서는 에콰도르와 과테말라 등과 협상을 마쳤다. 이 외 멕시코·메르코수르 등 주요 경제 파트너와도 협상 재개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통상전략로드맵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8.22 rang@newspim.com |
우리 주력시장인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는 기존 FTA 강화 등으로 더욱 촘촘한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나간다. 한일중 FTA 협상 재개와 말레이시아·태국 양자 FTA 협상 등을 가속하는 한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다.
아울러 전략적 균형추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우리 수출·생산기지·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노린다. 글로벌 사우스는 아세안·아프리카·중남미·중앙아 등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용어로,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부는 다자플랫폼을 통해 우리 기업의 진출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역대 최초로 개최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 등을 활용한다. 주요 자원보유국과는 '광물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양국 간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K-산업 연계형 ODA(산업인력·공급망·기술·그린)'를 추진한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주요국의 통상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에도 나선다. 먼저 미국에 대해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첨단산업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미국 대선에 대비해 기업과 원팀으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우리 기업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지원 활동을 전개한다.
EU와는 디지털·그린 전환과 연계해 공급망산업정책대화 등 협력 플랫폼을 확장한다. 네덜란드·폴란드·체코 등 개별국과도 반도체 첨단기술 개발과 원전·방산 프로젝트 참여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 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과는 공급망 핫라인·수출통제대화 등을 통한 공급망 안정에 주력한다.
◆ 경제안보 위한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 방점…'한국형 산업안보국' 검토
이번 로드맵에서 정부는 공급망·기술보호 등 경제안보 강화에도 중점을 뒀다. 먼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다자 차원의 공급망 협력과 병행해 오는 2027년까지 호주·인니 등 핵심 협력 대상 5~6개국과 양자 공급망 협력 협정(SC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급망 교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국제협력 활동을 펼친다. 핵심광물은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첨단산업 발전과 글로벌 넷제로 달성 등을 위한 필수 자원으로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주도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들의 관련 사업 기회 확대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통상전략로드맵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8.22 rang@newspim.com |
국내 첨단기술 확보와 공급망 확충을 목표로 외국인투자를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첨단전략산업과 공급망 핵심업종의 국내 복귀 활성화를 추진한다. 또 산업기술보호법을 개정해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엄단하고, 외투 심사 대상에 국가첨단전략기술 보유 국내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가한다.
행정청 직권심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외투 심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무역·투자·기술 안보 이슈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을 위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과 유사한 한국형 산업안보 전담조직 강화도 검토한다.
정부는 다자무역질서 복원과 신통상규범 정립 등도 추진과제로 설정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기능 정상화와 주요 분야 규범 협상 성과 도출을 위한 WTO 개혁 논의에서 구심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내 '민관 합동 CFE 글로벌 작업반' 출범 등 우리 산업구조에 적합한 통상 규범 확산에도 주력한다.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범부처 AI 통상 대응체제' 구축도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앞으로 로드맵에 따른 정책 과제를 포함해 관련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해 국익을 극대화하고 우리 경제와 기업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국내외 통상 인력 전문성 강화 등 인프라 확충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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