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비 "응급실 위기"...정치권의 대통령 압박 요구
의대생 학부모들도 뭉쳐 정부 의료정책 철회 요청해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일 단식 중단을 선언하며 "의료 정상화를 위해 국민들이 나서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기타 의료계 측 단체들도 연이어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임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수십 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계를 파탄에 이르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서두르는 이유를 저희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내에서 국민생명을 구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의 결단을 촉구하던 단식 투쟁 6일째 건강 악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제공) 2024.08.31 leemario@newspim.com |
임 회장은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이 정부 계획대로 되면 3000여명 가르치던 의대들은 아무 준비 없이 올해 휴학한 학생들까지 약 7700명을 가르쳐야 해서 의대교육 파탄은 피할 수 없다"면서 "또한 당장 내년에 의사 3000명과 전문의 3000명이 배출되지 않아 혼란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6일 "의대증원 재논의와 간호법 입법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선포했다. 그러나 단식 6일째를 맞았던 지난달 31일 저녁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했다.
한편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역시 의대증원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전의비는 성명에서 "대한민국의 의료현장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의비는 "9월 1일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되는 곳이 14개, 흉부대동맥수술이 안되는 곳이 16개,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되는 곳이 24개, 영유아 내시경이 안되는 곳이 46개 대학병원"이라며 "건국대충주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이 응급실을 일부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진료가 안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비상진료체계가 잘 돌아가는 상황이냐"고 반문했다.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는 정부 측 입장을 비판한 것이다.
전의비는 "정치권은 의료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면서,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한국의료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처분의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작된 의료붕괴로 인해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국민들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의료붕괴를 가져온 책임자를 처벌하고 의대 정원증원을 중단하는 것이 사태를 진정시킬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에는 의대생 학부모들 단체인 전국의대학부모연합(전의학연)도 "(정부의 의료정책을)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학부모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며 "의대정원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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