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군사적 압박을 가할 경우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누세이라트 사건 이후, 점령군(이스라엘군)이 (인질) 수감 장소에 접근하면 수감자들을 처리하도록 새로운 지시가 내려졌다는 바를 모든 사람에게 분명히 말한다"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 인근에서 인질 석방을 위한 가자지구 휴전 합의 촉구 시위하는 이스라엘 시민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누세이라트 사건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6월 8일 가자지구의 누세이라트 난민 수용 캠프에서 하마스에 억류된 자국 민간인 인질 4명을 구출한 작전을 일컫는다.
당시 구출 작전 과정에서 최소 276명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698명이 다쳐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이어 오베이다 대변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협상을 성사시키지 않고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을 구출하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그들이 관에 담겨 가족에게 돌아갈 것이란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오베이다 대변인은 새로운 지침의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종합해 보면, 이스라엘군이 인질 구출 작전을 위해 구금 장소로 접근할 경우 인질들을 사살하라는 상시 명령이 내려진 게 아니냐는 진단이다.
특히 하마스의 이번 발표는 전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자국인 인질 6명의 시신을 수습한 다음 날 나왔다.
인질 6명은 이스라엘군이 해당 땅굴 도착 직전 하마스에 총살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도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는 약 70만 명의 시민이 인질 석방을 위한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현지 최대 노동조합인 히스타드루트는 이날 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사살된 인질들의 모습이 담긴 45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후 추가로 공개한 2분짜리 영상 속 에덴 예루살미(24) 씨는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정부는 당장 우리가 풀려날 수 있도록 필요한 일을 하라"고 호소했다.
하마스가 추가 인질 사살을 경고하면서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분노와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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