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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슈] ETF 못지않은 TDF 계열사 쏠림...최대 100% 상품 팔아줘

기사입력 : 2024년09월23일 11:14

최종수정 : 2024년09월23일 17:22

자산운용사 펀드 90% 넘게 계열 금융사에서 팔아줘
"TDF는 ETF처럼 성장하는 시장...계열사 비중 커질 것"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퇴직연금의 핵심 상품인 TDF(타겟데이트펀드) 시장도 계열사 펀드 쏠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TDF를 판매하는 21개 사 중 10개 사의 계열 금융사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채웠다. 

23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공모 TDF 판매 좌수 중 계열운용사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어가는 금융회사는 IBK투자증권·신영증권·미래에셋증권·DB금융투자·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4.09.23 hkj77@hanmail.net

비중으로 보면 ▲IBK투자증권(99.4%) ▲신영증권(96.3%) ▲미래에셋증권(92.4%) ▲DB금융투자(91.7%) ▲삼성생명(74.7%) ▲미래에셋생명(68.7%) ▲삼성증권(62.4%) ▲한국투자증권(61.9%) ▲KB증권(52.1%)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운용사 TDF 판매량 중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았다. 대신자산운용의 경우 전체 판매 좌수(약 160억좌) 중 대신증권의 판매 비중이 99.2%에 달했다. ▲DB자산운용(99.95%) ▲신한자산운용(71.92%) ▲유진자산운용(100.0%) ▲하나자산운용(99.97%) ▲신영자산운용(71.48%) 등 나머지 운용사의 계열사 판매 비중도 높았다.

펀드 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TDF '계열사 쏠림' 추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계열사펀드 판매 비중 상한을 25%로 정했다.

이는 퇴직연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간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이달 국내 TDF 설정액은 10조 88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0월(8조 4960억원)에 비해 18.73% 많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공모펀드 중 TDF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증권·보험·은행에서 모두 잘 팔리는 상품이라는 장점도 있어서, 금융그룹 차원에서 계열운용사의 TDF 경쟁을 뒷받침하는 경향이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운용업계에서는 TDF 시장이 활성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분석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 TDF 시장 초창기에 상품군이 적고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아 판매사는 계열사의 펀드를 위주로 판매할 수 밖에 없었고, 적립식 납입하는 퇴직연금 특성상 운용사를 변경하는 일이 드물어 현재까지 계열사 비중이 높게 추산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다만 TDF 시장이 활성화된 이후 현재는 상품 라인업도 다양해지고 장기 성과가 나타나면서 가입자들이 스스로 상품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계열사 밀어주기가 만연해지면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상품 경쟁력보다는 계열 증권사의 자산 규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판가름 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수익률을 보면 자산운용사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운용 상품의 품질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수익률이 아닌 계열사 지원 힘이 TDF 시장의 승패를 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금융투자협회는 전체 펀드에 대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규제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TDF는 어쨌든 펀드의 한 유형일 뿐"이라며 "특정 유형의 판매 비중에 대해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하나하나씩 따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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