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지방 유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24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송하승, 최명식 연구위원과 이정민 전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부동산 플랫폼 투자를 활용한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고향사랑기부에 따른 모금액을 지방 유휴부동산에 투자하고 기부자에겐 '부동산 토큰'을 답례품으로 주자는 방안이 제안했다.
휘발성 높은 기부금 활용과 차별성이 부족한 답례품 등으로 활용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고 지방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H-REST 플랫폼 투자의 가치 [자료=국토연구원] |
지난해부터 시행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이외 지역에 기부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모아 지역 소멸 대응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자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액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답례품은 주로 가공식품, 농축수산물 등 일회성 상품이 83.5%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일회성 답례품 대신 지역 부동산의 지분 소유권과 유사한 '고향부동산 토큰증권'(Hometown Real Estate Security Token, H-REST)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를 고려할 때 부동산을 소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세제 혜택이나 사과 한 상자 같은 답례품 지급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논리다.
H-REST를 통해 '일회성 특산품'이 아닌 '영구성 부동산'을 소유토록 함으로써 기부자와 지역 간의 관계도 '일회성'에서 '지속적 관계'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고향부동산 토큰 증권(H-REST)의 구조 개념도 [자료=국토연구원] |
이 방안이 도입되면 소멸 지역의 '관계인구'(특정 지역에 완전히 이주·정착하지는 않았지만 정기·비정기적으로 방문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인구) 증가와 답례품 다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원 측 분석이다.
H-REST는 답례품을 즉시 지급하지는 않지만, 투자한 부동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역화폐나 특산물 등으로 지속해서 배당받을 수도 있다.
일본은 고향 납세에 대한 답례로 대체불가토큰(NFT)을 제공 중이며, 디지털 주민 자격을 부여해 유사토큰 조직인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으로 진화 중이다.
보고서는 "H-REST는 경제모델에서 공공의 이익 모델인 국민신탁운동에도 확장, 활용할 수 있다"며 "문화유산, 자연유산 등 국가유산과 함께 그 주변지역을 보전하기 위해 토지와 건축물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제 기반 플랫폼 투자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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