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왕이가 조태열에게 '美 중거리 미사일' 거론한 이유는

기사입력 : 2024년09월30일 07:31

최종수정 : 2024년09월30일 07:55

왕이, 美 중거리미사일 필리핀 배치 비난
양자회담에서 제3국의 문제 거론 이례적
한국에 美 중거리미사일 배치 사전차단 포석
트럼프 집권하면 중국의 우려 현실화 가능성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미국 뉴욕에서 지난 28일(현지 시간)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문제를 꺼냈다. 양자 회담에서 해당국과 관련이 없는 제3국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어서 왕 부장의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약 45분 정도 만나 한반도 정세와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왕 부장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이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할 뿐 아니라 지역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태열(왼편 첫 번째) 외교부 장관과 왕이(오른편 첫 째) 중국 외교부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79차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09.29

왕 부장의 언급은 미국이 지난 4월 남중국해 인근의 필리핀 루손섬에 최신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을 배치한 것을 말한다.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지대공·지대지 미사일로 구성되어 있다. 사거리가 2500㎞여서 중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

미국은 당초 필리핀과 타이폰을 활용하는 훈련이 진행 중이며 9월에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최근 철수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중국은 타이폰 배치 이후 미국과 필리핀을 비난하면서 철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에도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은 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타이폰은 2019년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파기된 이후 미국이 처음으로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이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을 생산·보유·실험하지 않기로 한 조약으로 냉전 종식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기념비적 핵군축 조치였다. 하지만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전격 선언하자 이에 러시아도 즉각 탈퇴로 맞받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지난 그해 8월 자동 폐기됐다.

당시 미국이 INF를 폐기한 것은 러시아와의 갈등 외에 중국에 대한 견제가 크게 작용했다. 미·러가 INF에 묶여 있는 동안 중국은 동아시아의 미군 전력이 중국 주변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중거리 미사일 능력을 대폭 키웠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미·러에게만 적용되는 INF를 폐기한 것은 중국을 포함하는 새로운 조약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냉전시대 유럽에서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집중 배치해 중국을 굴복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하면서, INF 파기로 아시아 지역에서 미·중·러의 군비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강대국 군비경쟁으로 한국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미국 국방부가 2019년 8월 공개한 순항미사일 발사 시험 사진 [사진= 미국 국방부]

미국이 한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없다. 만약 미국이 요청한다고 해도 한국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왕 부장이 조 장관과 회담에서 이 문제를 느닷없이 꺼내든 것은 미국이 한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왕 부장은 중거리 미사일 문제와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언급하며 이 문제가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 사안임을 부각시켰다. 미국이 한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한국이 미·중 간 군비경쟁에 휘말릴 것이라는 경고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관계에 정통한 관료 출신 안보 전문가는 "미국이 중국을 의식해 INF에서 탈퇴했을때 예상됐던 일들이 현실화되는 느낌"이라면서 "만약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중국이 경고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원조 친명' 김영진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원조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언과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이 대통령도 김 의원의 쓴소리는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에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했고, 지난해 당대표직 연임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계속 '설탕'(감언이설)만 먹고 있다면 이빨이 다 썩을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를 국회 취임식장으로 안내하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06.23 [사진=김영진 블로그] 이로 인해 둘 사이가 껄끄러워졌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 사이에선 "그래도 (이 대통령이) 당내에서 진심으로 의지한 인물은 김 의원뿐"이라는 말이 돌았다. 김 의원은 중앙대를 졸업한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정치인이다. 이 대통령이 아끼는 중대 후배 중 하나로 내각 구성을 포함한 각종 인선 시나리오에 1순위로 회자된다. 운동권 출신으로 졸업 후 취업이 안 될 때 당시 변호사였던 이 대통령이 취업을 지원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그는 2017년 대선부터 이 대통령을 지원한 '원조 친명' 7인회(김영진·문진석·정성호 의원, 김병욱·김남국·이규민·임종성 전 의원) 중 한 명이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선대위 상황실장, 이번엔 정무실장을 맡아 '전략통'으로 활약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25.06.23 [사진=김영진 블로그] 김 의원은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후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의장직을 맡을 때 그를 보좌했다. 1998년 국회 인턴을 시작으로 조세형 의원 비서, 조한천 의원 비서관, 김진표 의원 보좌관 등을 지냈다. 국회의원 보좌진 외에도 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등을 지내면서 주로 당에서 근무하거나,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수원시 병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첫 뱃지를 단 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 대세론이 굳어지던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대학 선배인 이재명 후보 캠프에 참여해 '진짜 친명'으로 불린다. 2018년 당 전략기획위원장직을 맡아 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끌었고, 2년 후에도 다시 한 번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다. 이 대통령이 당내에서 전략적 조언을 구하는 소수의 인물 중 한 명으로 '이재명 당대표 1기' 당시 정무조정실장을 맡아 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16년 처음 국회에 입성한 이후 수원병에서 22대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여러 선거를 승리로 이끈 전략통으로, 경제정책과 실물경제 흐름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이야말로 김 의원과 이 대통령의 닮은 점이자 잘 통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1967년 충남 예산 출신으로 유신고와 중대 경영학과(86학번)를 졸업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23 09: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