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봐야…한은 구조조정 보고서 그런 문제 논의"
"7월부터 고민했지만 집값↑·가계부채↑ 너무 빨라…쉬었다 내린 것"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하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재정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재정정책 병행과 관련해서도 "금리 인하도 분명히 역할을 하지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은에서 발표한 여러 구조조정 페이퍼(보고서)가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4 pangbin@newspim.com |
이 총재는 또 '금리 인하로 민간 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나'라는 민주당 최기상 의원의 질의에 "한 차례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금리 조정을)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한은 금통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p) 인하한 것이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에 대해 "사실 7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당시 부동산 가격이 빨리 오르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너무 빨라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신호)을 주지 않기 위해 쉬었다가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이날 '기준금리 인하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의 지적을 반박하며 "1년 정도 지난 다음에 봐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특히 '피벗'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 3개 분기 정도(9개월) 시차가 있다며 지난 5월 부터 금리인하를 주장해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견해는 적극 반박했다.
이 총재는 "KDI가 얘기하듯 금리를 빨리 낮추면 두 가지 면에서 걱정인데, 하나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등 금융 안정 측면을 고려해야 하고, 자영업자 가계부채가 지금 많이 쌓인 것이 저금리 때문인 만큼 구조적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며 "KDI처럼 (금리 인하로) 성장률만 올리는 게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좋은 것인지, 경기와 금융안정 중 어디에 방점을 주느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구조적으로 증가한 원인도 어느 정도 없애가면서 (피벗을) 해야 한다는 면에서 (KDI와) 시각이 다르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정부의 주택공급·대출관리 정책이 늦어 집값이 뛰고 피벗도 늦춰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5∼6월 당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데이터로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 그때만 해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이 주요 과제였던데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복합적 원인이 있었다"고 당시 결정하지 못한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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