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반도체 패권 탈환]② 전봇대도 못 놓는 반도체 클러스터

기사입력 : 2024년10월16일 09:01

최종수정 : 2024년10월16일 09:32

원전 3~4기 필요한 반도체 클러스터
주민·환경단체 반발에 전력수급계획 '無'
전력망 확충 특별법 처리 급선무

삼성전자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로 이어진다. 반도체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골든타임이 다가왔다.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지역에 조성되고 있다. 약 622조원 규모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선두로 이끌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인프라 요소인 전력 수급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적어도 12년 후부터 공장 가동을 위한 대규모 전기를 동해안이나 서해안에서 끌어와야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송전 선로 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오는 202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완공 예정인 공장은 5개다. 이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전 3~4기를 가동해야 얻을 수 있는 전력량이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공급계획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의 반발, 지자체 소송 등으로 송전선로 건설이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준공시점을 이미 5년 넘긴 동해안~신가평 선로는 오는 2026년에도 가동이 불투명하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137개월, 신장성 변전소는 62개월이 지연된 상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LNG 발전소가 계획 중이지만 부지 선정과 인허가 과정을 거치면 운영까지 최소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전력이 제때 공급되지 않을 경우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21년 미국 텍사스 정전 사태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3일간 전력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는데, 이 때 피해 규모는 3000억~4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타 산업 대비 전력의존도가 높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처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되고 22대 국회에 재발의 됐으나 현재까지 소위 계류 중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오는 2038년까지 용인 포함 수도권에 세워지는 반도체 공장의 전력수요는 총 15.4GW다. 현재 경기 남부권 반도체 공장에서 필요한 전력 규모는 신형 원전 3기에 이르는 4.1GW로 지금보다 4배 가량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미국, 중국, 대만 등은 전력 및 인프라를 국가 주도하에 구축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주(州)정부 단위로 이뤄지던 송전 계획을 연방정부 주도로 바꿔 효율적인 송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기공급 계획 상 송전망 구축 비용 2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가동 과정에서 '고덕~서안성(23㎞) 송전망' 구축을 위해 약 4000억원의 비용을 기업에서 부담한 바 있다. 반도체업계는 '긴급 전용 송전망' 구축 시 수익자 부담 원칙 폐지와 같은 적극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송전망을 회사 비용으로 구축하고 전기료까지 지불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이중 부담이라는 것이다. 추가로 사회적 갈등 비용 또한 개별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구조다. 과거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송전망 건설 반대 문제 해결에 5년을 소요한 바 있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4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마련한 특별대담에서 "2030년경 현재 발전용량의 50%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아울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만 최소 10GW 전력이 필요하고,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만 49GW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기술인력, 자금력, 전력, 데이터 4가지 필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지체되고 있는 송전망 건설을 조속히 완공하고, 신규 원전건설과 차세대 SMR(소형모듈원전) 조기 상용화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사진
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