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준비와 관련한 기밀 문건 온라인 유출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20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유출은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조사가 진행 중이며, 몇 시간 후에 브리핑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다.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Pentagon).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준비와 관련한 미국 기밀 문건 2건이 이란 연계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 18일 오후부터 유출됐다.
기밀 문서는 '미들 이스트 스펙테이터'(Middle_East_Spectator)란 친이란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됐다. 해당 채널은 이 문건들을 미국 정보기관의 소식통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해당 정보는 '최고 기밀'(top secret)로 분류됐고 미국과 미국 주도의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만 열람할 수 있다고 표기됐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10월 1일)한 후인 지난 15, 16일 자 작성의 기밀 문건 중에는 미국 정찰위성 등 매체로부터 수집한 이미지를 분석하는 미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가지리정보국(NGA)이 지난주 초 미 정보 당국에 회람된 '시각 정보'(Visual Intelligence) 보고서로 보이는 자료가 포함됐다.
문서에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목표물에 관한 내용은 없지만 이스라엘 공군이 지난주 전투기와 지대지 미사일 등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고, 이는 이란 공격을 준비하는 훈련일 수 있다는 내용과 이스라엘군의 드론 부대의 이란 공격 준비 세부 내용 등이 담겼다는 전언이다.
미국 정보기관 소식통으로부터 기밀 문건들을 입수했다는 친이란 텔레그램 채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미국 정보기관 내부에서 매우 심각한 보안 위반이 발생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CNN은 이번 문건 유출로 이스라엘을 화나게 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전술 일부가 공개된 것을 차치해도 문건에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를 보지 못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이스라엘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확인하기를 거부했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을 포함한다고 보도했다.
믹 멀로이 전 미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는 "이스라엘의 전술 계획 유출이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침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미래 협력도 도전받을 수 있다. 신뢰는 관계의 핵심 요소인데 이것이 어떻게 유출됐는지에 따라 그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미 당국자들은 내부자의 기밀문건 유출 가능성과 더불어 이란의 해킹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