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북부 지역 주민들은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역엔 인도주의 지원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친이란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주요 근거지를 제거하고, 이스라엘 중심부와 가까운 이 지역을 완충 지대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파괴된 주택 옆으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스라엘방위군(IDF) 이트지크 코헨 준장은 5일 저녁(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주의적 지원도 가자지구 남부는 들어갈 수 있지만 북부는 들어갈 수 없다"면서 "그 지역에 더 이상 민간인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지역의 '완전 소개'에 가까워졌다"면서 "이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체계적으로 쫓아내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제 이송과 식량을 무기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국제 규범을 어긴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가자지구 북부 지역을 상대로 한 달 이상 재공세와 포위 강화 작전을 펼치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남부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재촉했다. 이스라엘이 1년 넘게 궤멸 작전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난민촌 등을 중심으로 하마스가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북부 지역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남아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달 유엔은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을 피할 수 없거나 이동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4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초 가자지구 최대 도시였던 가자시티와 그 이남을 구분하는 '네자림 회랑'을 설정했다. 이후 또 다시 가자시티와 그 이북을 분리시켰다.
가디언은 "가자지구의 영구적 점령은 이스라엘의 공식적인 정책은 아니지만,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가자지구의 대부분을 병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