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일본

속보

더보기

[KYD 특별기획] 일본 100년 기업을 가다...② 쇼에이도

기사입력 : 2024년11월13일 14:25

최종수정 : 2024년11월19일 07:53

장수의 나라 일본. 오랜 전통을 지키는 나라 일본. 일본에는 몇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이른바 '장수 기업'이 유독 많다. 데이고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장수 기업이 4만5000개에 달한다. 전국 각지에 장수 기업들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뉴스핌이 직접 찾아가 보았다.(도움 주신 분. 이지만 연세대학교 교수, 세키 토모히로 일본 도시샤대학교 교수, 홍성봉 일본 세츠난대학교 준교수)

[교토=뉴스핌] 오영상 국제부장 = 쇼에이도(松栄堂)는 1705년 교토에서 설립된 전통 향 제조사로 일본의 대표적인 향 브랜드 중 하나다.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의 기술을 융합해 고품질의 향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립 초기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향 제조 기법을 고수하며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향을 만드는 과정이 특징이다.

쇼에이도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향을 만든다. 침향(沈香), 백단(白檀)과 같은 재료를 사용해 인공적인 향과 달리 은은하고 깊이 있는 향기를 낸다. 일본의 전통적인 의식이나 예법에서 사용되는 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향을 제공한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실내 향, 아로마 향, 방향제 등의 제품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Q. 회사 소개
쇼에이도 전무이사 하타 모토아키(畑元章)입니다. 쇼에이도는 약 300년 전에 창업해 지금까지 쭉 전통 향, 향주머니 등 향기에 관한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4년 현재도 옛 기술과 향기의 조합을 소중히 이어가면서 새로운 재료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것에 도전해 나가는 것을 중시하며 여러분에게 향기가 있는 생활의 즐거움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Q. 오랜 전통과 역사의 배경
한 마디로 말씀드린다면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안 어른들이 이 업을 소중히 이어나가고자 했다는 것, 이 일을 함께 하고자 했던 동료 직원들의 마음, 그리고 고객들이 생활 속에서 우리 제품을 필요로 했다는 것, 이 세 가지가 합쳐져서 일을 계속해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운이 좋았다는 건 어떤 의미
우리 자신이 가업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고,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동료,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만들어 내는 상품을 인정해 주는 고객이 있다는 점. 이 균형은 시대나 정세에 따라 그 형태나 정도가 계속 바뀌어가기 때문에 그것이 어느 정도 정돈된 형태로 맞춰져 있다는 것은 정말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타 모토아키 전무(13대)

Q. 쇼에이도의 기업 이념, 중핵 가치는 무엇인가요?
저 역시 예전부터 서두르지 말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고객들에게 향기를 선물한다는 넓은 시야를 갖고 일을 하라는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이것이 쇼에이도의 기업 이념의 하나입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온 지 약 15년 정도 됩니다. 그동안 여러 경험을 하고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생각한 것은 쇼에이도가 지금까지 300년간 무엇을 계속 해 왔는가, 그건 향기를 만들고 판매해 왔다는 것입니다. 향기를 만들고 판매하는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에게도 그렇고,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그렇습니다. 물론 우리 제품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에게도 절대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쇼에이도의 이런 부분을 믿고 찾아주시기 때문에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되고 바꿔서도 안 됩니다. 다만 판매 방법이라든지 고객과의 소통 방식, 직원과의 소통 방식,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우리의 업무 방식 등은 시대에 맞춰 조금씩 바뀌어 가도 괜찮습니다.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위해 계속 바꾸어 나간다는 것을 기업 이념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전통 중시와 혁신 추구, 어느 쪽이 중요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전통이라는 것이 모호하고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인지 모두들 전통이라는 말로 정형화해 버립니다. 이건 매우 간단하지만 거기에 자신의 철학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통과 혁신이라는 말은, 특히 제가 20대 때 이 일에 관여하게 됐을 때는 전통과 혁신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때는 아직 젊었기 때문에 저는 그 말에 조금 반발한 적도 있었습니다. 전통 산업이니까 라는 말에 그대로 수긍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단 쇼에이도가 무엇을 해왔는지를 생각하면 틀림없는 것은 일본의 향기를 계속 만들어 왔기 때문에 이것은 절대로 바꿀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재료를 도입하고, 고객의 결제 방식도 시대에 맞춰 현금결제만이 아닌 전자결제 도입을 검토했습니다. 고객이 직접 쇼에이도를 방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대도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고객을 만나러 가는 장소를 만들고자 이동판매차도 만들었습니다.

Q. 이동판매차는 무엇
푸드트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오피스가 등 업무 지구에서 점심시간 때 피자, 케밥, 초밥을 파는 푸드트럭의 쇼에이도 버전입니다. 2020년 봄부터 시작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쇼에이도의 향기를 믿고 찾아주시는 고객이 많습니다. 동시에 쇼에이도의 향기를 모르는 10대, 20대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큰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고객을 찾아 가겠다 생각해 이동판매차를 만들었고 지금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가업을 잇게 된 이유
제가 회사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가족으로부터 가업을 이으라거나, 회사에 들어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 번 정도 할머니께 들었는데,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게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20살 무렵 주위로부터 장래라든가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에게는 큰 부담이 됐습니다. 내가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근데 대학생은 시간은 많아서 실은 거기서 좀 고민을 하다가 대학을 오래 다니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다 결정을 해야 하겠다 생각해 아버지와 얘기한 뒤 쇼에이도에 입사해 하나씩 일을 배우게 됐습니다.

Q. 입사 후 가장 주력했던 것은
제가 입사한 게 약 15년 전 2007년 정도입니다. 버블이 끝나고, 이후 리먼 쇼크, 동일본 대지진 등이 발생하면서 일본의 경제 환경이 점점 나빠졌습니다. 그러나 고맙게도 우리는 모든 직원이 힘을 모아준 덕분에 착실하게 실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큰 전환점이 됐던 것은 2018년 이곳 훈습관(쿤쥬칸)을 오픈했을 때입니다. 당시 1층과 2층은 개방된 퍼블릭 공간으로 만들고, 3층과 4층은 사무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사무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업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무실을 견학하고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큰 변화의 시점이 됐습니다.

Q. 훈습관에 대해 좀 더 얘기해 주신다면
우리 회사가 약 10년 정도 계속 품고 있던 과제의 하나는 다음 세대의 고객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고객들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SNS 등 점차 정보화 사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가 만드는 향기라는 상품의 정보를 이런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SNS 등을 통해 정보는 전할 수 있지만 실제로 우리의 향기를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향기와 만나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일본의 향기가 있는 박물관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함께 했던 관계자로부터 하루에 30명이 온다면 기업 박물관으로서는 성공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루 30명, 1년에 1만명이 찾아온다면 성공이란 거죠. 당시 우리 본점에 오시는 손님들을 생각해 볼 때 하루 100명 정도, 휴일에는 150명 정도였기 때문에 가능하다 생각했습니다. 거기다 갤러리 룸에서 현대 미술 전시회, 개인 전시회 등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관람객 등 쇼에이도 이외의 목적으로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지나가다 들르거나 지인의 전시회를 찾아 온 분들도 있어 처음 목표로 했던 1만명을 달성했습니다.

이후 우리에게 큰 전환점,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은 2020년 7월입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해 내점객도 거의 없어 어찌해야 할까 하던 때 한 여성분이 1층 향기 박스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자신의 SNS에 교토에 와서 이런 사진을 찍었다고 올렸더니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고, 2022년에는 1년간 약 10만명이 방문했습니다.

Q.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어려운 질문이네요. 쇼에이도의 300년 역사 속에서 지금과 같은 규모가 된 것은 불과 50년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그 전 250년은 거의 가족과 일부 종업원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가 정답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100년 후에는 가족과 10명 정도의 직원, 5개 정도의 제품을 가진 회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Q. 300년 이상 이어질 기업 경영자의 역할은
감사하게도 300년을 이어온 쇼에이도의 미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마 100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한 가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2112년 9월 3일까지는 회사가 계속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게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웃으실지도 모르지만 도라에몽의 생일입니다. 도라에몽이 노비타라는 소년의 집에 왔을 때 떡을 먹는 장면이 있습니다. 떡을 먹던 도라에몽은 이렇게 맛있는 것 처음 먹어본다고 합니다. 그렇다는 건 도라에몽이 살던 미래에는 떡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제가 교토에서 일하던 중 보자기 회사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금도 보자기를 사용하나요?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사용합니다) 중국에서는 보자기가 그 이름과 함께 박물관에나 있을 물건이 됐다고 합니다. 어쩌면 향도 그 이름과 함께 박물관에 들어가 도라에몽이 전혀 알지 못하는 물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도라에몽이 노비타라는 주인공을 만나러 와서 거리를 걷거나 교토에 왔을 때 "나 이 향기를 알아"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를 진심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과제도 많습니다. 원재료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 등 정말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도라에몽이 태어날 때까지 쇼에이도와 쇼에이도의 향기를 이어 나가는 것을 과제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이렇게 인터뷰를 통한 영상이나 음성은 확산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향기는 디지털화할 수가 없어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중에 컴퓨터를 통해서도 여러분이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실제 체험이 아니면 만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사업을 해나가겠습니다.

goldendo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계환 오늘 영장심사...위증 혐의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채해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오는 22일 중앙지법에서 구속 심사를 받는다. 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8일 모해위증 등 혐의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8일 모해위증 등 혐의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22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사진=뉴스핌 DB]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22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 2일 순직해병특검 출범 이후 첫 신병확보 시도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른바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고 주장하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과 영웅심리로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박 대령을 비판했다. 앞서 특검팀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알리며 "김계환은 채상병 사망 사건 당시 해병대 사령관으로,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게 수사기록 이첩 관련 지시를 한 상관"이라며 "특검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범죄가 중대하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크므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gdy10@newspim.com 2025-07-18 20:56
사진
'갑질 의혹' 강선우 살린 까닭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살리기로 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낙마자 없이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인 낙마자로 이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다. 야당이 강력히 요구한 두 명 중 한 명을 낙마시킴으로써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독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려 한 것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후보자 낙마가 측근인 강 후보자에 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현역 의원 낙마 1호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 의원직을 수행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 후보자 낙마로 강 후보자를 구제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마련된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06.26 gdlee@newspim.com 이 대통령과 여권 핵심은 지난주 이미 한 명 낙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특히 주말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의견을 구한 것은 최소한 한 명의 낙마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야당 대표까지 만나고 모든 후보자를 밀어붙일 경우 독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낙마자 제로는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낙마자는 없다'는 여당의 강경론에도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 민심을 수용하는 모양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지명 철회라는 강수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을 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6 mironj19@newspim.com 관심은 낙마자가 한 명이냐, 아니면 두 명이냐였다. 두 후보자 모두 낙마 1순위였다. 한 명을 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 유학 의혹이 불거진 데다 전문성도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 후보자의 낙마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강 후보자까지 포함시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파상 공세를 취하는 야당이 문제가 아니었다. 두 후보자에 대해 진보색이 강한 시민 단체마저 낙마를 요구했다. 여론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칫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 낙마와 강 후보자 구제는 여당 기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주변에서 "이 후보자는 외부에서 추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은 낙마자가 나올 경우 1순위는 이 후보자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낙마하더라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 분위기는 더 노골적이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입단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침이 없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난주 중반까지 여론이 싸늘했지만 그 이후 당 주변에서는 더 이상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달랐다. 김상욱 의원에 이어 강득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를 비판하며 거취를 거론했다. 강 의원은 "연구 윤리 위반, 반민주적 행정 이력, 전문성 부족 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낙마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문제가 컸지만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유능함도 보여주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여권이 갑질 논란이 심했던 강 후보자를 감싼 논리가 유능함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유보 통합 등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숙지하지 못해 전문성에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들조차 "어떻게 그런 것도 대답을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임명이 안 된 11명의 장관 후보자 중 지명 철회는 이 후보자 한 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강 후보자는 임명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하려면 절차상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해도 부담은 남는다.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상당수 민주당 보좌진들과 정서적으로 등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시민단체의 입장도 부담이다. 야당은 여론을 돌리기 위한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강 후보자도 갑질 장관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향후 여론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leejc@newspim.com 2025-07-21 06:4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