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2일 대법원서 징역 2년 확정시 구속 위기
이재명, 국회 표결 이유로 대장동 재판 불출석사유서
법조계 "순수한 의도로 안보여" "공적 필요성" 시각도
[서울=뉴스핌] 이성화 배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있는 야당 대표들이 잇따라 법원에 선고 연기를 요청하거나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비상사태 수습과 탄핵소추안 표결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특수한 상황이더라도 정치 활동을 이유로 개인적 재판 일정을 미루는 것을 순수한 의도로만 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오는 12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4 pangbin@newspim.com |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전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에 대한 감찰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조 대표는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확정된 형만큼 복역해야 하고 의원직도 잃게 된다. 또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 형의 집행이 종료된 날부터 5년이 경과한 때 형이 실효되기 때문에 사면이나 복권되지 않는 한 출소 후 5년간, 선고 후 총 7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조 대표 측 변호인단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비상사태 수습 등을 이유로 지난 4일 선고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검사 출신의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사실 대법원에 선고기일 연기를 신청하는 건 처음 봤다"며 "하급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불구속된 것은 사실 특혜로 볼 수 있는데 본인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행동을 한 것 같아서 별로 순수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결정하겠지만 연기 신청을 받아들여 줄 만한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그런 걸 감안하고 당 대표에 나온 것이지 않는가"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대법원 선고는 1·2심과 달리 피고인인 조 대표가 직접 출석할 의무가 없는데 선고를 연기해달라는 것은 구속을 염두에 둔 것 같다"며 "탄핵 정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피고인 한 명 때문에 선고를 연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도 전날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 측은 엄중한 상황인 데다 국회 표결들이 예정돼 있어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당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은 오는 6~7일 예상됐으나 민주당은 7일 오후 7시 전후로 표결 시점을 정한 상태다.
안 변호사는 이 대표의 재판 불출석에 대해서도 "비상계엄 선포라는 것은 사실 법조인 중에서도 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은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다"면서도 "정치인이라서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탄핵안 표결이 7일로 정해졌고 당장 6일 재판에 못 나올 상황도 아니라면 재판부 입장에서는 조금 기분이 나쁠 것"이라며 "충분히 불쾌감을 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변호사도 "이 대표는 지난 총선 때도 재판에 불출석해 해당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한 적 있다"며 "이번 상황이 특수하다고 해 봐주면 연말 법원 휴정기와 내년 2월 법관 인사이동 등으로 재판은 한없이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이들의 요청에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이 대표의 이번 불출석 사유서 제출은 단순히 개인적인 이유가 아닌 공적인 업무 때문"이라며 "예정된 증인신문은 피고인이 꼭 출석하지 않아도 변호인만으로 진행이 가능해 지연 문제도 없다"고 했다.
그는 "조 대표는 당 대표직을 맡고 있는 데다 비상계엄 상황 수습이라는 공적인 이유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법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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