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 출시...소비자가 활용 여부 선택
삼성도 챗GPT·구글 제미나이 적용 여부 논의 검토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애플이 자사의 음성비서인 시리에 챗GPT를 탑재하면서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며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통합했다고 발표했다.
오픈AI와 챗GPT 로고 [사진=뉴스핌DB] |
지난 6월 세계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애플의 AI 서비스와 챗GPT 통합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이다. 시리에 챗GPT를 탑재하면서 애플 사용자들은 시리를 사용할 때 챗GPT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 시리는 간단한 음성 명령을 수행해왔다. '집에 전화 걸어줘', '메시지에 답장해줘'라는 식의 명령어를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었다.
시리에 챗GPT가 적용되면서 애플 이용자는 시리로부터 챗GPT를 활용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의 복잡한 질문에 대해 시리가 챗GPT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사용자의 동의를 받아 챗GPT를 활용해 답변할 수 있다.
시리에 적용되는 챗GTP는 오픈 AI의 최신 모델인 GPT-4o를 기반으로 한다.
애플이 자사 제품에 챗GPT를 탑재하면서 먼저 AI 기능을 선보인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가우스'를 적용한 갤럭시 AI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AI를 사용하는 반면 애플은 챗GPT와의 협력 강화를 택한 것이다.
가우스는 자동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기능 등을 수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6, 갤럭시 Z 플립6에는 실시간 통역, 메시지 번역 등이 가능하다. 지난달에는 가우스 모델 2세대인 가우스2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 7월에 갤럭시 Z 폴드6와 Z플립6를 공개하면서는 구글 제미나이 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보안에 강한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를 표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 가우스뿐만 아니라 챗GPT와 같은 외부 LLM을 탑재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 AI는 삼성전자가 만든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GSM아레나도 삼성전자와 오픈AI가 갤럭시 AI에 챗GPT 탑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오픈AI가 애플과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협력을 한 만큼 AI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경량화 AI 모델 제미나이 나노를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될 경우 사용자들은 별도의 챗GPT 앱 구동 없이 곧바로 검색과 문서 작성에서 챗GPT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새로운 AI 탑재 여부는 내년 초 갤럭시 S25 시리즈 출시와 함께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 당초 밝힌 대로 갤럭시 AI 기능을 2억대의 단말기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민철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갤럭시 에코 비즈 팀장 상무는 "삼성은 AI 기술 편리함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PC, 태블릿, 워치, 버즈까지 적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2억대의 갤럭시 디바이스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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