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정국서 보여준 침착한 리더십, 신뢰도 여야 주자 앞서
22대 첫 국회의장, 대선 때 임기 안 끝나…출마 가능성은 낮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계 주요 인물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우 의장은 '신뢰한다'는 응답이 56%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해 관심을 끌었다.
우원식 국회의장 [사진=뉴스핌 DB] |
우 의장의 신뢰도는 여야 차기 대선후보나 한덕수 국무총리보다 높은 것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신뢰한다' 41%, '신뢰하지 않는다' 51%였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신뢰한다' 21%, '신뢰하지 않는다' 68%였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신뢰한다' 15%, '신뢰하지 않는다' 77%였다.
우 의장은 20대에서 60대까지 비교적 폭넓게 신뢰받았으며,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는 신뢰의 비율이 81%에 달했다. 이재명 대표는 40대와 50대에서만 신뢰도가 50%를 웃돌고 있지만 그 외 연령대에서는 비신뢰가 더 많았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과 보수층에서 43%, 34%의 신뢰를 받았다.
이는 비상계엄과 계엄 해제 등 수습 과정에서 우 의장의 리더십이 재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당시 우 의장은 67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국회 담장을 넘어 계엄 해지를 이끌었다.
특히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 본청에 돌입하고, 국회 직원들과 보좌진들이 이를 막아서는 긴박한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계엄 해제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음에도 우 의장은 침착하게 "절차적 오류 없이 해야 한다. 아직 안건이 안 올라왔다"며 절차를 지킨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런 사태에서는 절차를 잘못하면 안된댜"라고 의원을 설득했다.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190명 의원의 찬성으로 가결됐고, 계엄 정국은 마무리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3일 밤 국회 담장을 넘어 경내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회 사무처 제공] |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도 우 의장은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퇴근하지 않고 국회 집무실에서 비상대기해 눈길을 끌었다.
우 의장은 이른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뜻을 같이했던 '민평련' 출신으로 이번 사태에서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김근태 형님의 유품인 연두색 넥타이를 매고 속으로 '형님,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세요'라고 다짐했다"고 했다.
최근 우 의장과 관련된 이른바 테마주가 상승하는 등 야권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다. 다만 이같은 흐름에 국회의장실은 일체 반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대선이 열리는 내년 5~8월에는 임기가 끝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대선 출마가 어려운데다 출마를 준비하지도 않았다.
우 의장은 차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탄핵 과정에서 부각된 리더십은 향후 우 의장의 행보에 다양성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