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진데다 여야 합의가 필수적인 관련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기 더 힘들어진 때문이다.
윤 정부는 출범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공시가격 현실화율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 임대차 3법 개편(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등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예고했다.
재초환은 안전진단과 함께 '재건축 3대 대못'으로 꼽혀왔다. 윤 정부 들어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폐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다주택자 규제, 임대차 3법 등은 여러 부작용이 지적되면서 시장에서 꾸준히 개선 요구가 제기되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부동산 정책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만큼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논의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탄핵 정국까지 더해지며 사실상 연내 법안 통과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 등 주택 공급 관련 법안들에 대한 국회 논의는 무기한 연기됐다.
계획돼 있던 전체회의나 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이 잠정적으로 취소되면서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쳐 일정을 새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계획 역시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별법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인 기본계획과 정비 계획을 동시에 처리하고 조합 설립 후 진행하는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동시에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최대 3년 단축할 계획이었다.
조합 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주거 및 도시환경정비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당초 지난 9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지난 10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탄핵 정국으로 본회의 일정이 취소됐고 지난 14일 탄핵 관련 본회의가 열리면서 다음 본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법안소위 심사, 본회의 상정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연내 통과는 어렵다
부동산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여야는 주택 공급이 필수적인 상황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법안 통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부동산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표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탄핵 이후 조기 대선으로 여당이 교체될 경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폐기되고 이전과 같은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제가되고 있다.
국정이 마비된 상황인만큼 국회라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시장에 만연한 주택공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우선적인 추진을 바라본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