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 취하
고려아연 "부당한 가처분 절차 남용 자인한 것"
"'소수주주 보호' 집중투표제도 가처분…시장 역행"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고려아연은 26일 경영권 분쟁 중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자기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 취하에 대해 "아무런 근거 없는 추측에 기반한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차 거래 등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은 허위 사실에 기반해 아무런 근거 없이 무리하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여론플레이를 하다 앞선 두 차례 재탕 가처분처럼 각하, 기각 가능성이 커지자 면피용으로 급히 가처분을 취하한 것"이라며 "이번에도 허위 사실 유포와 시장 교란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
고려아연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공개 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적절한 시기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주주와 시장, 금융 당국에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MBK·영풍 측은 마치 고려아연이 법령에 위반해 자기주식을 처분할 의도가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 매수 신고 당시부터 공개 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할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공표해 왔던 것이고 심문 기일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일 뿐 MBK측이 가처분을 제기함에 따라 새롭게 약속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법조계에선 MBK·영풍이 가처분 신청 2주 만에 취하한 것을 두고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이나 법적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며 자칭 아시아 대표 사모펀드라는 주장이 무색할 정도라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의 가처분 절차 남용은 이번뿐이 아니다"라며 "이미 지난 9월과 10월 공개 매수 과정에서 두 차례 재탕 가처분을 제기해 모두 패소했고, 시세 조종과 사기적 부정 거래 의혹에 대한 금감원 진정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은 최근 고려아연 이사회가 임시 주총 안건으로 대표적 소수주주 보호 제도인 '집중투표제에 의한 이사 선임안'을 상정한 것을 두고도 이에 반대하며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들의 유일한 목적인 '이사회 장악' 후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지분을 처분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비록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일지라도 반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이익 보호'라는 MBK·영풍의 명분은 허울뿐이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법조계에서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이 가결되는 것을 조건으로 변경된 정관에 따른 주주 제안을 사전에 하는 것(정지조건부 주주제안)은 충분한 선례가 있는 합법적이며 적법한 절차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은 가처분 신청 후 패소나 취하해도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절차를 악용하고 있다"며 "MBK·영풍은 제도의 필요성이나 취지 등을 무시한 채 자신들이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집중투표제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주총에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