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車·배터리 분야 금융 지원에 총 21조원 투입
보조금 지급 검토...포스코퓨처엠 등 음극재 업체 '숨통'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정부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에 '생존 위기'에 처한 국내 배터리 및 소재업계 지원에 나섰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미국내 보조금 축소 등 배터리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에선 정부의 이 같은 지원 정책이 근본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지라도 정부 차원의 세제 및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숨통이 다소 트일 것이란 기대를 내놓고 있다.
◆ 정부, 車·배터리 분야 금융 지원에 총 21조원 투입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친환경차·이차전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자동차와 배터리 분야 금융 지원에 총 2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17조 7500억원)보다 약 18%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 미래차·자율차 산업 육성에 5조 1000억원, 자동차 부품 산업 체질 개선에 8조원 등 자동차 부문에 13조 1000억원을 지원한다. 2차전지 산업 금융 지원 규모는 지난해보다 31.7% 증가한 7조 9000억원이다.
배터리 업계가 총출동해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는 '인터배터리 2024' 모습 [사진=뉴스핌 DB] |
또 배터리업계를 위해 전고체 배터리, 리튬 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고, 희토류 함량을 낮춘 모터 개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전기차 핵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에 4300억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특정한 고위험 경제안보 품목의 수급 안정을 위해 국내 생산이나 수입 다변화를 지원하는 '공급망 안정화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음극재 등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는 품목에 대해 국내 생산, 수입 다변화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 보조금 지급 검토...포스코퓨처엠 등 음극재 업체 '숨통'
보조금을 통해 중국산 음극재보다 50%가량 비싼 국산 음극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유일의 음극재 제조업체 포스코퓨처엠의 향후 사업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음극재를 대부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일부만 포스코퓨처엠에서 조달하고 있다. 포스코는 그룹차원에서 이차전지 신소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포스코퓨처엠은 중심으로 탈중국 흑연 공급망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원 외에 미국처럼 직접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정부도 배터리업계의 위기를 공감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보고 있다"며 "정부 보조금을 통해 공급량을 늘려 중국산 저가 공세를 막을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