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100% 성장
HBM4 연내 양산 준비
이미 고객과 공급 논의
HBM 수요 둔화 우려 '일축'
"추론형 AI, HBM 성장 기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의 원동력은 단연 고대역폭메모리(HBM)다.
특히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예고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고성능의 HBM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인공지능(AI) 기술의 혁신으로 산업 변화가 뚜렷해지면서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CES 2025 SK 전시관에 마련된 HBM3E 16단 제품 모형 2025.01.23 syu@newspim.com |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 중으로, 올 상반기 중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또 지난해 11월 어드밴스드 MR-MUF 공정 기반의 HBM3E 16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내년 주력 제품으로 예상되는 HBM4 12단 제품은 올해 개발과 양산 준비를 완료, 적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내년 하반기 공급을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 제품은 이미 기술 안전성과 양산성이 입증된 1b 나노미터 기술을 적용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중에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공급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HBM4 16단 제품도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 선제적으로 적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HBM4 16단 양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와의 변함없는 관계도 과시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처음으로 베이스다이에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고객과 내년 HBM 공급 물량 논의를 시작했다"며 "올 상반기 중 내년 물량의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사업의 안정성과 가시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 계약 체결 구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은 학습 추론 기술 성장과 더불어 다양한 산업의 AI 서비스가 접목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서 기대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HBM 수요 성장에 대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특히 고성능 HBM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최근 추세가 추론(인퍼런스) AI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HBM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시장은 향상된 고급 인퍼런스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인간 지능에 가까운 AI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인퍼런스 과정에서도 대용량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고 있고 이에 따라 AI 시장이 인퍼런스향으로 확장된다고 해서 고사향 HBM 수요가 둔화된다기보다 오히려 HBM 성장의 중요한 요인일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일반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AI 관련 투자 계획도 발표되고 있어 AI 수요는 계속해서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투자 계획 역시 HBM에 집중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한해 투자를 지속한다는 원칙으로, 시황 변화에 따라 유연한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신규 팹(공장) 건설로 인프라 투자비가 크게 증가, 전체 투자비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청주에 건설 중인 신규 팹 M15X는 올 4분기 가동 예정이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도 오는 2027년 2분기 가동 예정으로, 올해 공사를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필수 투자를 우선하면서 선도 기술 경쟁력이 적기에 사업화될 수 있도록 팹 등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DDR4와 같은 레거시 제품의 생산량은 점차 줄여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와 DDR5의 수요에 집중할 수 있도록 DDR4와 같은 레거시 제품은 생산을 줄여가면서 재고를 건전화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DDR4와 같은 레거시 제품의 매출 비중은 작년 20% 수준에서 올해는 한 자릿수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