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다양한 '거점형 늘봄센터' 모델 도입
교육기부 통한 거점센터 확대 추진
맞벌이 부모 양육 부담 줄여 호응
교육과 돌봄.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라고 하지만, 한 아이가 소중한 시대에 교육계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2024년 첫발을 내디딘 늘봄학교는 교육과 돌봄의 간극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24년 도입된 늘봄학교는 시행 1년 만에 학생과 학부모의 80% 이상이 '만족'하는 반전을 보였다.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을 분석하고, 올해 어떤 변화를 예고했는지 등을 짚어봤다.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올해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 확대되는 늘봄학교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공간확보'다. 과밀학급 논란이 있는 수도권 및 도심의 학교는 늘봄학교를 위한 여유공간 확보가 어렵고,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보장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점형 늘봄센터' 모델이 도입됐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창의‧과학 등 미래교육 수요와 학교 내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지자체, 민간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다는 개념이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민간 기업, 시도교육청 등이 참여한 여러 형태의 '거점형 늘봄학교'가 확대된다. 양질의 거점형 늘봄센터를 확대해 운영한다는 취지다.
[늘봄학교 2025] 글싣는 순서
1. 학생 92% "다시 참여하겠다"…16개 정부부처, 108억 투입
2. "강사의 질, 학생·학부모 만족도 가른다"…4800명 집중 연수
3. 저출산·사교육비 경감…거점형 늘봄센터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대표적인 민간 참여형 모델인 'KB금융그룹과의 늘봄학교'는 지난해 12개에서 올해 32개로 2.6배 늘릴 예정이다. 앞서 교육부는 2023년 2월 KB금융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27년까지 매년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대 1 대응투자 방식으로, 총 1000억원이 투입된다.
KB금융그룹은 자사의 금융공익재단을 통해 늘봄학교 초기부터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어려운 경제와 금융을 게임 등과 같은 방식을 도입해 쉽게 익힐 수 있게 돕는 '경제교실'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터 전문 강사 및 대학생 봉사단과 합리적 소비, 화폐의 탄생, 용돈관리왕 등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KB스타 경제교실을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도(94개)보다 50%가량 많은 150여개의 학교(학급)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5일까지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년 늘봄학교·교육기부 박람회' 전경. KB스타 경제교실 부스/김범주 기자 |
◆지자체 사업과 연계한 늘봄학교, 학생 안전도 책임
시도교육청이 지역사회와 함께 운영하는 사례는 올해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늘봄학교는 학교 안 또는 밖의 공간을 활용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경기도 부천교육지원청 내 위치한 '상원 꿈나래 늘봄거점센터'는 여유 공간이 있는 상원초 안에 거점센터를 설치해 상일초, 상도초, 신도초 등 인근 학교의 학생들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학교 안 공간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가까운 거리라고 하더라도 이동 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역의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도 연계했다. 현재 약 270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공간이 부족하거나 규모가 작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유휴 시설을 활용한 '학교 밖 늘봄센터'를 도입해 해결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인천 서구 내 상가에 구축한 '인천 서부 거점형 늘봄센터'가 대표적이다. 해당 시설에서는 놀이‧특기적성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융합과학, VR스포츠 등 미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또 인천교육청의 역점 정책인 '읽걷쓰'와 연계한 문해력 및 연산력 프로그램을 통한 기초학력 향상에도 집중하고 있다. 통학 차량 지원을 통해 학생의 안전도 보장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용산어린이정원을 '거점형 늘봄센터 1호'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도심 속에서도 넓은 잔디마당, 어린이 전용 스포츠필드에서 즐길 수 있는 티볼, 태그럭비와 같은 신체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지역별 특성에 따라 올해도 교육기부 등을 통해 거점센터를 추가 지정하는 등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남 김해 거점통합돌봄센터 수업 모습/제공=교육부 |
◆지역 유휴 시설 활용 높인 늘봄학교
지역 여건 및 학부모의 다양한 돌봄 수요의 맞춤형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돌봄과 교육으로 파생된 사교육비, 저출산 문제 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됐다.
제주도교육청은 맞벌이 가정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제주시와 함께 주말 초등돌봄센터인 '꿈낭' 2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말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고, 돌봄 공백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동 발달 단계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부산시교육청은 도서관, 유치원 등 지역시설을 활용해 총 30개의 24시간 긴급보살핌늘봄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긴급 돌봄이 필요한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밤늦게까지 안전하게 돌보는 역할을 맡는다.
여러 형태의 늘봄학교는 맞벌이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여줘 지역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남 김해 거점통합돌봄센터를 이용 중인 학부모 A씨는 "처음엔 통학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등원 알림 문자를 보내줘 안심하고 일할 수 있었다"며 "넓고 깨끗한 교실, 많은 책과 교구들, 간식에 저녁식사까지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의 허남조 유초등교육과장은 "밤중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조급해하는 학부모를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긴급보살핌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도 내실있게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이 운영 중인 24시간 긴급보살핌늘봄센터 전경/제공=교육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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