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무자르 듯 나누기 어려워"
"공동설계도 지금까지 없던 방식, 고려해야 할 점 많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을 위한 방산업체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공동 지정되며, 공동 개발 필요성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간 사업자 선정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K-방산 '원팀'으로 해외 주요 수주전에 나서자는 이유에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총 6척을 건조할 계획으로 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KDDX는 해상전에서 적의 함정, 잠수함을 비롯해 전투기, 구축함, 탄도미사일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주한 업체가 건조까지 하는 관행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화오션은 공동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형 구축함(KDX-I, 3200톤급) [사진=방위사업청] |
앞서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방위사업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생산 능력을 갖춘 방산 업체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지정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진호 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은 공동 건조에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제가 되는 상세설계에 소유·실시권을 공동으로 보유하면 향후 추가 함정 건조에도 기존 설계를 활용할 수 있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KDDX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 본질은 상세 설계에 있다"며 "과학기술통신법에 근거한 공동 투자 형태로 조정해, 상세설계에 대한 소유권과 실시권을 보유하면 후속함 사업에 반영해야할 설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동 설계는 전례가 없어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방위사업청 신현승 함정사업부장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무 자르듯이 기술적으로 자르는데는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며 "상세설계가 종료되고 나서 그 다음 선박 건조가 들어가는게 아니라 전체 공정기간에 걸쳐서 설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며, 또한 공동설계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고려할 요소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은 KDDX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규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방추위(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후속함 등 6척에 대한 모든 결정을 판단할 것"이라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 등에 대한 결정도 규정에 맞춰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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