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근 전 의원 비롯 10명 안팎 오찬모임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의 서울 한남동 의장 공관에서 김근태계가 모인다.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으며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우 의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우 의장 측은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배우자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을 비롯해 우 의장의 부인인 신경혜 씨, 김태년·윤호중·조정식 의원 등 10명 안팎의 운동권 인사 배우자들은 12일 의장 공관에서 오찬 모임을 한다. 민병두 전 의원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배우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인영 의원의 부인은 이 모임 멤버이지만 이날은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사진=뉴스핌DB] |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15일 우 의장은 20대 국회에서 자신이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원내부대표단을 초대해 부부 동반 저녁 모임을 했다. 이 자리에 비상계엄으로 조기 귀국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불러 우 의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계엄 이후 잠재적 야권 주자로 꼽힌다.
이 때문에 계엄·탄핵 정국에서 광폭행보를 보인 우 의장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선 조직 작업에 착수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 의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2심 재판 등에서 흔들릴 경우 대안 주자로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선거법 2심에서 대선 출마 박탈형을 받으면 시민사회 등 정치 원로들이 우 의장에게 의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라고 권유하지 않겠나"라며 "지금은 정중동 행보와 의장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우 의장의 행보를 보고 '심상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초청받아 중국을 방문한 우 의장은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4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첫 정상급 외교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의 참석을 요청했고, 시 주석도 "관련 부처와 함께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국은행 본관을 찾아 이창용 총재를 만나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당부한 것을 비롯, 경제4단체장 회동, 전방부대 방문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 주목을 받았다.
우 의장은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계 요직 인물 가운데 '신뢰한다'는 응답률이 56%를 기록하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상대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결과,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5.8%) 이후 진행되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다만 우 의장은 대권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4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국회의장 임기가 2026년 5월까지"라고 일축했다.
우 의장실 관계자도 "저희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 이 대표하고 우 의장을 갈라치기 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광폭 행보를 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현재 나라에 리더십이 없으니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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