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로 인해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소기업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낮은 연봉과 고된 업무로 중소기업 일자리는 청년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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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중기부 송은정 기자 |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31만6000명(2.8%)으로, 대기업(1.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임금 자체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진 것도 문제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대기업의 64.7%(3238만 원)에 불과하다.
임금 격차는 입사 초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해마다 호봉이 오르는 연공형 임금 체계에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진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에 가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기업 수준으로 임금을 맞춰줄 수 없는 중소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구하지 못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인력 이탈 현상도 심각하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와 일자리 계급화는 청년들의 결혼 포기,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청년들은 장기 근속보다 임금 수준, 일과 삶의 균형, 복지 등 근로 조건 등을 더 중요시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적정 수준 임금은 물론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금이 높은 대기업으로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임금을 적게 주는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는 미스매칭이 발생한다. 지나치게 높아진 대기업의 임금을 안정시키지 않고서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가 불가능하다.
과도한 임금 격차는 국가 운영과 경제 발전에도 악영향을 준다. 노동시장에서 근로 조건 격차가 커지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는 단순히 불공정이란 측면에서 사회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중 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 체결 확대와 같은 정부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현재 정책으로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경제 격차 구조를 손보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해소할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녀 성별 간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대기업은 대졸 초임 인상을 자제해야 하고 연공형 임금 체계 대신 성과 보상 체계로 바꿔 나가야 한다. 여기에 중소기업의 교섭력 등 대기업과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도 필요하다. 대기업 수익 일부 나누기, 정부의 불공정 거래 규제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노력해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진국의 노동 개혁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노동시장 유연성의 제고가 수반되지 않는 정책은 대부분 실패로 마무리됐다.
스웨덴과 독일, 영국 등 성공한 노동 개혁의 뒤에는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다. 정부가 앞장서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선을 힘 있게 추진하고 마땅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yuni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