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발언 여파로 주요 지수가 나란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7.36포인트(1.30%) 내린 4만813.57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7.78포인트(1.39%) 하락한 5521.52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45.44포인트(1.96%) 급락한 1만7303.01로 집계됐다.
특히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10% 이상 밀리며 조정 영역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관세 전쟁이 실물 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미국산 위스키 관세 50% 부과에 대해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유럽산 와인,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전날 반등 후 이날 2.99% 다시 하락했으며, 달러제네럴은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에 6.87% 상승했다. 시장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51% 오른 25.08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방향성을 잃게 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15% 하락한 540.44로 장을 마쳤고, 독일 DAX 지수는 0.48% 내린 2만2567.14, 프랑스 CAC40 지수는 0.64% 하락한 7938.21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FTSE 100 지수는 0.02% 소폭 상승한 8542.56, 스페인 IBEX35 지수도 0.14% 오른 1만2821.30을 기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200% EU산 주류 관세 부과 위협에 프랑스 페르노리카(-3.98%), 이탈리아 다비데캄파리(-4.31%) 등 주류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부품 업종도 1.7% 하락했으며, 다임러 트럭(-4.4%), 스텔란티스(-2.3%), 발레오(-6.4%) 등 주요 기업들이 큰 폭으로 밀렸다.
미국 국채 가격은 관세 갈등이 격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수익률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3.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82%, 2년물 금리는 4.2bp 떨어진 3.953%로 마감됐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지수는 0.16% 오른 103.760을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0.3% 내린 1.085달러, 파운드/달러는 0.1% 하락한 1.295달러였다. 반면 일본 엔화는 강세를 보이며 달러/엔 환율은 0.17% 내린 147.86엔으로 거래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UBS 인베스트먼트뱅크는 "관세 정책과 유럽 재정정책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달러 약세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 금값은 사상 최고치 근방까지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전일보다 1.5% 오른 온스당 2991.3달러로 마감됐고, 금 현물은 장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1.6% 상승한 2979.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14% 급등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졌다.
반면 국제유가는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은 1.7% 내린 배럴당 66.55달러, 브렌트유 5월물은 1.5% 떨어진 69.88달러로 마감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석유 공급이 수요를 하루 평균 60만 배럴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관세 전쟁과 경기 침체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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