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햇살이 밝고 화창한 날에 잠깐 내리다가 금방 그치는 비를 '여우비'라고 한다. 이런 비가 오는 날에 어른들은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군" 혹은 "호랑이가 장가가나 봐"라고 말한다. 여우 시집가는 날,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 이유는 뭘까. 신기하면서도 짓궂은 느낌이 드는 날씨에 공기 중의 물방울이 햇빛을 받아 무지개가 잘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한 동양문화권에서 널리 퍼진 민간 설화에 '여우비' 얽힌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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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여우비' 표지. [사진 = 북극곰] 2025.03.14 oks34@newspim.com |
설화는 여러 버전이 있지만 그중에서 구름의 짝사랑 이야기가 있다. 요컨대 여우가 호랑이에게 시집가는 날, 여우를 짝사랑 했던 구름이 너무 슬퍼서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다. 이 그림책은 설화 속 여우비 이야기를 바탕으로 순수하고 애달픈 구름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름다운 민화 그림에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의 전통미를 서구에 수출한 작가 최영아의 신작이다. 작가는 우리 전통 민화를 배우면서 그림책에 그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우리나라의 각종 전통놀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으로 프랑스, 스웨덴 등에 저작권을 수출하기도 했다. '여우비'에서도 아름다운 한복,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속, 전통 혼례식 풍경 등이 한국의 전통 미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북극곰. 1만6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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