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 전격 도입될 상호 관세와 관련해 유연성을 강조하면서도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희망과 비관이 공존하는 가운데, 이날은 불투명성이 주는 부정적 영향이 좀 더 짙게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74포인트(0.13%) 떨어진 548.93으로 장을 마쳤다.
플러스(+)와 마이너스(-) 영역을 오락가락하다가 장 막판에 살짝 내린 상태로 하루를 마감했다. 이 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9.02포인트(0.17%) 내린 2만2852.66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78포인트(0.10%) 하락한 8638.01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0.62포인트(0.26%) 떨어진 8022.33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62.90포인트(0.16%) 내린 3만8972.81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6.90포인트(0.20%) 하락한 1만3323.3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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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2일 부과될 상호 관세와 관련해 예외 국가가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를 해주면 결국 다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적용 대상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멕시코·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한 사실을 언급하며 "유연함(flexibility)은 중요한 단어다. 유연함을 보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상호 관세 범위가 다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이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라보뱅크의 바스 반 게펜 수석 거시 전략가는 "지금은 (트럼프 관세와 관련된) 상황이 매일 바뀌기 때문에 어떤 요소들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지 정확히 분류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다음달 2일 어떤 국가에 얼마 만큼의 관세가 부과될 지 그저 조심스럽게 지켜볼 뿐"이라며 "오늘 유럽 증시도 그런 소극적이고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따뜻한 시선은 계속됐다.
독일이 대대적인 재정 확대의 문을 활짝 열었고,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유럽 증시가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벤치마크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올 들어 8.2% 상승해 미국의 벤치마크 지수인 S&P 500 지수가 2.1% 하락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면서 "특히 독일은 15%가 올라 다른 모든 주요국 지수를 압도했다"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HCOB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잠정치)는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S&P글로벌과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에 따르면 3월 유로존의 종합 PMI는 50.4를 찍었다. 전달(50.2)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성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계속 상회하는 모습이다.
특히 제조업 PMI가 지난 2월(47.6)보다 훌쩍 높아진 48.7을 기록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의 경우 종합 PMI는 2월 50.4에서 3월에는 50.9로 뛰어올랐다.
HCOB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이러스 드 라 루비아는 "봄이 시작되는 시점에 제조업에서 첫 푸른 싹을 보고 있다"며 "1분기 유로존의 경제 성장은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징주로는 스웨덴 방산 기업 사브가 UBS가 이 회사 주식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뒤 4.49% 올랐다. UBS는 이 회사 주식의 목표 가격을 250 스웨덴 크로나(24.73달러)에서 525 스웨덴 크로나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 생명공학 회사 바이엘은 미국 법원이 지난 21일 이 회사 제초제 라운드업의 피해자에게 21억 달러의 손해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영향으로 6.94%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