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45% 감소 전망...판관비 상승·홈쇼핑 부진에 수익성 흔들
상반기 수익성 악화 우려 확산…투자 축소·점포 경쟁력 강화 집중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GS리테일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크다.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허서홍 대표이사가 GS리테일 지휘봉을 잡은 뒤 수익성 감소 폭이 커지자 경영 능력에 물음표가 붙는 모양새다. 이에 허 대표는 연내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식으로 출구 전략을 짜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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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서홍 GS리테일 신임 대표 [사진=GS] |
28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GS리테일의 예상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4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45% 급감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6월 호텔 사업부 인적분할에 따른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 기간 영업이익이 20%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35.1%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0.23% 감소한 2조80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GS리테일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편의점 업황 둔화와 슈퍼마켓·홈쇼핑 사업부 등 주요 사업 매출 감소에 따라 이익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홈쇼핑과 공통 및 기타 부문의 실적이 줄어든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중 홈쇼핑 사업부문의 매출 감소세가 가장 큰 것으로 관측됐다. 홈쇼핑 부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26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예상됐다. 기타 개발 부문도 전년 대비 4% 줄어든 727억원으로 추정됐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 이유와 관련해 "주력 사업부인 편의점 업황 둔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 경기 악화와 계절성 상품 판매 감소로 홈쇼핑 취급고 감소와 슈퍼마켓 기존점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 5%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판매관리비 상승도 한몫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GS리테일의 판매관리비가 전년 대비 8% 늘어난 6884억원을 기록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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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에서 판매하는 쿠캣 'ㅋㅋ만두' [사진=GS25] |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 추세는 2분기(4~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4억원 줄어들면서 올 상반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2분기 매출은 3조4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 증가에 그치면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호텔 사업부 인적분할 이후 영업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만한 신사업 부재와 주력 사업부 업황 부진이 나타난 탓이다.
실제 GS리테일이 2018년 투자한 반려동물 플랫폼 어바웃펫은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자본총계 -154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284억원, 당기순손실은 10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푸드 커머스 기업인 쿠캣 역시 자본총계가 -551억원이었으며, 당기순손실은 30억원에 달했다.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어바웃펫과 쿠캣 지분율은 각각 66.15% 47.04%이다. 이처럼 새로운 먹거리로 판단하고 투자한 회사들의 실적 부진 여파로 지난해 GS리테일의 출자 지분 평가손실액은 2162억원에 달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약 1조원 이상 장부가로 반영되는 GS리테일의 여러 투자 자산들과 일부 연결대상 자회사들이 아직 영업 실적에 대한 기여가 크지 않다는 점은 회사의 ROE(자기자본이익률) 회복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이라면서 "ROE 향상을 위해 여러 투자 자산들에 대한 좀 더 엄격한 사업성 재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경영 전면에 등판한 허서홍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2분기 들어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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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와 FC서울이 손잡고 선보인 특화 편의점 외부 전경. [사진=GS리테일] |
허 대표는 우선 실적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심혈을 기울인다. 일단 올해 신규 사업·경상 투자액을 소폭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 신규·경상 투자 규모는 총 545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실 투자액(5577억원) 대비 2.3% 감소한 금액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편의점 부문 투자액이 올해 3140억원으로, 지난해(494억원) 대비 354억원(10.1%) 감소했다. 슈퍼마켓 부문의 경우도 투자액은 전년 대비 32억원(3.3%) 감소한 950억원에 그쳤다. 홈쇼핑(GS샵)은 전년(102억원)에 비해 24억원(23.5%) 줄어든 78억원이었다. 반면 개발사업 부문은 지난 한해 투자액(51억원) 대비 7배 이상 증액한 372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GS리테일은 주로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하는 편의점·슈퍼마켓 출점 속도를 늦추고 점포당 이익을 위해 차별화 상품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자체 브랜드(PB) 등 차별화 상품 개발 전략을 맡고 있는 전담팀을 꾸리고 IP(지적재산권) 신규 발굴과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협업) 상품 추진을 담당하는 전담 MD 인력을 배치했다.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IP 신규 발굴 및 계약을 추진해 유통 업계 IP 강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가고 있다.
김혜자 도시락를 비롯해 가성비 PB '리얼프라이스', 넷플릭스 협업 상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게 개발된 차별화 상품들은 각각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까지 가맹점 직접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상품을 찾아 가맹점을 찾아 오는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창출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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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더프레시 전경. [사진= GS리테일] |
슈퍼마켓 채널인 GS더프레시는 외형 확대, 수익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기존 출점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우수 입지 중심의 출점 전개, 우량 가맹점을 육성하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근거리 장보기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농축수산 상품의 초 신선 MD 경쟁력을 고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오프라인 마트, 슈퍼마켓 중 가장 고도화된 O4O(Olinfe for Offline)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며, 온라인 몰의 소비 수요, 고객을 흡수하는 활동에도 박차를 가한다.
반면 개발사업 부문은 지난 한해 투자액(51억원) 대비 7배 이상 증액한 372억원으로 책정했다. 부동산 개발이나 테넌트 임대를 위한 자금 투입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내수 부진 장기화 등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올해는 내실 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편의점, 수퍼의 경우 내실, 수익 중심의 운영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기존 외형 확대에 투입된 투자액 효율화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