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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색소로 인화해 산소차단장치에 넣은 사진,이것은 예술일까 과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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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백정기 서울 아라리오뮤지엄서 개인전
단풍잎 꽃잎에서 추출한 색소로 인화한 사진
산소유입차단창지에 전시,유한함과 무한함 탐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백정기(Jungki Beak) 작가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작가다. 쉬운 길은 죄다 마다하고, 일부러 어렵고 까다로운 길만 고집하며 전무후무하고 특이한 작업만 이어오는 작가니 말이다. 예술에 과학을 접목해 지구상 어디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작업을 계속해온 그가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아라리오뮤지엄에서 지난 4월 18일 개인전을 개막했다. 오는 8월 10일까지 '백정기: is of'전이 이어진다.

백정기는 사진, 조각 같은 전통적인 예술 매체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여기에 과학기술을 접목해 작업하는 것이 특이점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촛불의 열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는 전기 발전기를 만들고, 이를 달걀 부화기와 연결해 전시회 기간 중 병아리가 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작품전을 통해 태어난 이 병아리는 쑥쑥 잘 자라 지금은 닭이 되어 작가의 스튜디오 앞마당에서 자라고 있다.

그는 또 유명한 인물의 동상을 3차원(3D) 스캔으로 입체화한 다음 이를 송신용 안테나로 사용해 사운드를 라디오 전파로 송신하는 설치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아라리오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작품전 'is of(이즈 오브)'에서도 백정기는 사진에 과학을 접목한 작품들을 펼쳐놓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백정기 'is of 속리산 2024-4',2025, 단풍잎에서 추출한 색소로 잉크젯 프린트, 에폭시 코팅, 아크릴 밀폐 챔버, 진공펌프, 산소제거장치, 투명호스, 스테인리스 구조물, 60x464x240(h)㎝. ⓒ2025 Jungki Beak. 2025.05.05 art29@newspim.com

그는 지난 2007년부터 치유, 보존, 재생, 자연, 욕망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같은 테마를 백정기는 사진, 조각, 설치 등의 미술장르에, 과학기술을 연결해 그만의 독특한 예술작업으로 창조해낸다. 이런 작가의 고집스런 작업 방식이 잘 드러난 대표적인 작품이 이번 전시에 나온 연작 'is of'다. 2011년부터 쳘쳐온 사진 연작의 제목 'is of'를 작가는 이번 개인전의 타이틀로 달았다.

작업의 시작은 사진 촬영으로부터 비롯된다. 두물머리, 내장산, 속리산 같은 특정 장소에 가서 자연풍경을 사진으로 찍는다. 그리곤 사진을 찍은 현장의 자연물(단풍잎이나 코스모스 꽃잎, 낙엽 등)을 채취하고 여기서 추출한 색소로 잉크젯 플로터로 사진을 출력한다.

자연물에서 추출한 천연색소로 출력한 백정기의 사진들은 기존 화학용 잉크로 출력한 사진 보다 빠르게 색이 바랜다. 그리곤 그 형상은 곧 사라진다. 작가는 이렇게 자연색소가 바래지는 것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사진을 에폭시로 코팅하고,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챔버(상자)에 넣는다.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해 산화철로 변하는 철 솜(Steel wool)을 이용하거나 챔버에 질소를 주입하기도 한다. 아라리오 뮤지엄 전시장에는 작가가 찍은 풍경 사진들이 산소 제거를 위한 기계장치들 속에 담겨 설치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백정기 개인전 'is of' 전시전경. 예술이자 과학인 독특한 작품들이 여럿 출품됐다. ⓒ2025 아라리오뮤지엄 2025.05.05 art29@newspim.com

그렇다면 이 복잡한 보존장치들이 없다면 사진은 어떻게 될까. 미술관 입구에 전시된 'is of 내장산 2023-1'은 2023년 제작한 것으로, 에폭시로 코팅하지 않았고 지난해 6월 전시가 끝난 이후 산소차단 장치 없이 보관해 형상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하게 바래 있다.

작가는 "여러 보존장치를 만들어 작품을 겹겹이 보호하고 있지만 영원한 보존이 작업의 목표는 아니다. 보존장치는 색이 사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오히려 소멸되기 때문에 지금 이 사진들이 더 빛나고 가치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가 관심을 두는 것은 생성과 소멸, 변화와 시간 같은 것들이다. 

백정기는 사진 촬영에서부터 단풍잎과 꽃잎에서 천연색소를 추출하는 작업, 그리고 출력및 기계장치 설계 등을 모두 혼자 힘으로 이어간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백정기 'is of 두물머리 2024-2',2025, 단풍잎과 코스모스 꽃에서 추출한 색소로 잉크젯 프린트, 에폭시 코팅, 아크릴 밀폐 챔버, 질소치환장치, 50x145x180(h)㎝. ⓒ2025 Jungki Beak 2025.05.05 art29@newspim.com

자연히 시행착오도 많고,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만 작가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소유와 보존 욕망을 드러내기 위해 이처럼 어렵고 특이한 과정에 끈질기게 몰두하곤 한다. 결국은 존재의 유한함과 무한함의 모순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is of'는 'A is of B'의 문장에서 발췌한 것이다. 'A는 B로부터 기인한다'로 번역되며 자연스레 A와 B 사이의 위계 관계를 설정한다. 이 위계 관계는 사진 이미지가 자연풍경의 시간성에서 도출된 '별도의 무엇'이 아니라, 그로부터 기인한 '일부'임을 뜻한다. 또한 관객은 제목을 통해 이 작품의 기원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작품 제목 'is of 두물머리 2024-2'는 경기도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2024년에 사진촬영과 자연물 채집을 하고, 동일한 장소를 모티프로 제작한 두 번째 작품이라는 뜻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백정기 'is of 속리산 2024-3',2025, 단풍잎에서 추출한 색소로 잉크젯 프린트, 에폭시 코팅, 아크릴 밀폐 챔버, 산소제거장치, 99x71x16(d)㎝. ⓒ2025 Jungki Beak. 2025.05.05 art29@newspim.com

결국 기존의 전통적인 사진이 대상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불변의 시간성을 내포하는 것과 달리 백정기의 사진작품은 인화 후 자연색소가 조금씩 바래지면서 피사체의 시간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자연(인간)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변하고 소멸하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에 나온 작가는 "꽃이며 나무며 이 땅의 생명체들이 만약 영원하다면 과연 어떨까 생각해보곤 합니다. 사라지기 때문에 더 아름답고, 더 애틋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사진, 디지털 사진들은 산뜻하고 경쾌하긴 한데 어떤 오라(aura)를 느끼기 힘듭니다. 사진 자체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우리와 같이 늙어가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그 사진은 특별한 것이 되고 그 순간이 중요하게 되지요. 저는 그 변화를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멀리서 바라본 속리산 풍경을 56개 이미지로 조각내 보여주는 대형 설치작품과 성당의 삼면 제단화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한 두물머리 풍경 사진 등 11점이 출품됐다. 

[서울=뉴스핌] 서울 원서동의 아라리오뮤지엄 앞에 선 작가 백정기. 백정기의 아라리오뮤지엄에서의 개인전은 오는 8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5.05 art29@newspim.com

◆백정기(b.1981) 작가는?=국민대학교 입체미술과를 졸업하고, 영국 첼시미술학교 순수미술 과정을 수료한 후 글라스고미술학교 순수미술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안공간루프(2012), 두산갤러리 서울/뉴욕(2015), OCI미술관(2019), 윌링앤딜링(2021), 아라리오갤러리 서울(2023)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또 삼성 리움미술관(2016), 송은아트스페이스(2018), 영국 사치갤러리(2020), 국립현대미술관(2021), 서울시립미술관(2022), 국립아시아문화전당(2024) 등에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백정기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두산아트센터, 브릿지 가드 아트&사이언스센터 등 국내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송은미술대상(2012), 제30회 김세중청년조각상(2019), 제28회 IFVA 미디어아트 금상 (2023)을 수상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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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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