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랑스 출신의 스테판 세주르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번영·산업전략 담당 집행위원 겸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체코 정부에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 체결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유럽연합 전문매체 유락티브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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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세주르네(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번영·산업전략 담당 집행위원 겸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는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독일 출신이기 때문에 나머지 26개국에서 집행위원이 임명됐다. 그 중 6명은 수석 부집행위원장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에스토니아, 핀란드, 루마니아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체코의 루카시 블체크 산업통상부 장관은 현지 TV 방송과 인터뷰에서 "프랑스 (세주르네) 집행위원으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현재 이를 평가하고 답변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블체크 장관은 자세한 편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프랑스전력공사(EDF)의 견해와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편지가 프랑스 집행위원이 보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적절하게 대응할 것"라고 말했다.
유락티브는 "(세주르네 집행위원은 요구는) 체코 정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세주르네 집행위원이 이 편지를 최근 체코 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 직후에 발송한 것을 놓고도 그의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6일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EDF가 한국수력원자력과 체코전력공사 간 최종 계약 체결을 중지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인용했다. 이 때문에 7일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최종계약 서명식이 무산됐다.
세주르네 집행위원은 이 결정이 나온지 불과 3일 만에, 그것도 밤 늦은 시간에 계약 체결 중단을 요구한 편지를 보낸 것이다.
얀 리파브스키 체코 외무장관은 "프랑스 집행위원이 금요일 저녁 10시에 근무했다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라며 "그는 분명히 매우 부지런한 사람인 것 같다"고 미 CNN 프리마 뉴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