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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베이징에 가장 가까이 있는 항공모함'으로 인식하는 트럼프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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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美사령관, 주한미군 역할 변화 공식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재논의 불가피
주한미군 전력 재편...사실상 '동맹 재조정'
트럼프 '중국 견제' 압박...차기 정부 최대 난제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 15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 심포지엄에서 "한국은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국의 동맹이자,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또는 '고정된 항공모함(fixed aircraft carrier)'과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이 맞닥뜨려야 할 안보 현안 중 가장 어려운 난제가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연설에서 "주한미군은 북한 격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주한미군은 더 큰 인도·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 활동과 투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역 루트, 지역 안보, 항행의 자유 등에서 핵심적인 인·태 지역이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한국은 이같은 인·태 지역 지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인·태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어렵게 하는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를 극복하는 데 주한 미군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신임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1월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환영 의장행사에서 거수경례하고 있다. 2025.01.09 yooksa@newspim.com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미국이 동맹으로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국이 최전선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미국의 인식을 확인한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주한미군을 인·태 전략에 적극 활용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인 동시에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 이에 개입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한국이 이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수면 위로 올라온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앞서 지난 3월 미 국방부는 본토 방위와 중국의 '대만 점령 저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아시아와 유럽·중동의 동맹국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러시아·북한·이란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임시 국방전략지침'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주한 미군의 역할이 중국 견제로 전환되고 한국의 방위는 한국이 스스로 책임지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난 17일 마이클 디솜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후보자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동맹국·파트너·우방국과 협력해 미국의 힘과 안보를 증진시키고 적국들의 악의적인 활동을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에 대만 지원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과 주한·주일 미군이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와 외교 책임자들의 이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것은 오랫동안 수면 하에 눌러놓았던 '주한미군의 한반도 외 지역 투입'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더 이상 미루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주한 미군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세계 곳곳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어느 지역이든 분쟁이 발생했을때 신속히 전개할 수 있는 기동타격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전략적 유연성에 기초한 군사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주한미군이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군대로 인식하고 있던 국내에서는 이에 큰 충격을 받았다. 주한미군에게 전략적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국민 인식이 매우 강했지만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부인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었다.

당시 정부는 미국과 매우 모호한 합의를 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2006년 1월 공동성명 형식으로 발표한 "한국은 미국의 세계 군사전력 변화의 논리를 이해하고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키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지 않을 것이란 한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합의'가 그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해 10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서 도보부대와 주한미군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이 합의는 당장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었고 "이해한다", "존중한다" 등이 모호한 표현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구체적이지도 않다. 이 합의는 미국식 표현으로 말하면 '깡통 차기'에 가깝다.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골치 아픈 문제를 한쪽으로 밀어서 치워버린 미봉책이다. 다만 이 합의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시 이 합의 과정을 지켜봤던 전직 외교관료는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정치적 이유로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피해 나가면서 모호하게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기 정부에게는 '발등의 불'

2000년대 초반의 전략적 유연성은 주로 중동과 아프가니스탄 등에 미국이 집중하는 상황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말하는 전략적 유연성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태 전략과 맞물려 있다. 주한미군의 북한 도발 억제 기능도 북한만을 따로 떼어 놓고 논하기 어렵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동맹 부활,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밀월 등으로 북한 문제는 국제 안보환경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 외국 군대의 주둔을 허락했는데, 이제 그 군대가 여전히 국내에 주둔하면서 다른 역할을 맡으려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20여년간 역대 정부가 이 문제를 미루고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눌러 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발등의 불이 되어가고 있다.

[판문점 로이터=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 도착해, 비무장지대(DMZ)를 바라보고 있다. 2019.06.30

이 문제는 단순히 주한미군이 대만 유사시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주한 미군의 성격과 역할이 변하면 현재 지상군 위주의 방어군인 주한미군의 전력과 무기체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주일 미군과 유기적 통합 지휘체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일 군사협력도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한·미 동맹을 재조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와 무역 등 통상 정책에 집중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안보와 대외정책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게 되면 통상 문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파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 견제'라는 확고한 목표를 가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핵심 동맹국에 '안보적 기여'를 강력히 압박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미국의 이같은 요구에 어느 정도 협력하면서 동맹을 유지해 나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차기 정부에 가장 큰 국정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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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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