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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일본 T-4 훈련기 후계기, '해외직구'로 선회한 까닭

기사입력 : 2025년05월23일 12:22

최종수정 : 2025년05월23일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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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지바현 'DSEI Japan 2025'에서
고등훈련기 FT-50, T-7A, M-346 '홍보전'
지난해 4월 T-4 후계기 미·일 공동개발 뒤엎어
나카타니 방위상, "공동개발 계획 없다" 브리핑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지난 21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소재 전시장인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방위 보안 장비 전시회(DSEI) 재팬 2025'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예상을 뒤엎고 일본의 차기 훈련기 기종이었다. 당초 이번 전시회에서는 일본이 영국, 이탈리아와 3국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6세대 전투기 '글로벌 전투항공 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GCAP)의 진척 정도가 관심을 모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 소재 전시장인 마쿠하리 메세에서 '방위 보안 장비 전시회(DSEI) 재팬 2025'가 열렸다. 사진은 전시회에서 T-50 고등훈련기를 홍보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는 DSEI 전시회가 열리던 2023년 3국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2024년 기본설계, 2035년 배치를 목표로 6세대 전투기 GCAP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은 현재 이탈리아 영국과 함께 6세대 전투기 개발에 열중이다. 1990년대부터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이 개발 중인 F-3 스텔스 전투기의 기술 실증기 X-2 '신신(心神)'을 개발하며 5세대 전투기 완성에 노력했으나, 돌연 5세대를 뛰어넘어 6세대 전투기 개발로 갈아탄 상태다.

5세대 전투기 개발에 자금과 기술력을 쏟아 붓는 대신, 6세대 전투기 개발경쟁에 뛰어들어 항공기 수출시장을 내다본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GCAP는 1년 전의 모습과 변함이 없었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거의 끌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록히드마틴 부스에서는 FT-50, 보잉은 T-7A, 일본 부스에선 T-X 훈련기 독자개발 콘셉트, 이탈리아 부스에선 M-346 고등훈련기가 활발하게 홍보전을 펼쳤다.

◆일본, 처음엔 T-4 훈련기 공동개발 추진 = 사실, 일본은 지난해 4월 T-4 훈련기 후계기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1995년 무렵 록히드마틴과 미쓰비시중공업이 F-2 지원전투기를 공동 개발한 적이 있지만, 훈련기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지난해 3월 23일자 보도처럼, 지난해 4월 10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노후한 자국산 T-4 훈련기를 대체할 새로운 훈련기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T-4 항공자위대 중등훈련기의 후계기인 제트연습기를 공동개발·생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본이 공동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던 전술입문기급 훈련기는 미 공군 고등훈련기로 선정된 보잉의 T-7A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일본 입장에선 이미 미 공군이 351대 도입을 확정한 만큼, T-7A 파생형을 도입해 훈련기 생산비용을 낮추고, 미 공군과 작전 상호운용성도 높이려는 '두 마리 토끼' 전략이었다.

당초 일본은 T-4 훈련기 후계기를 해외에서 직도입하려 했었다. 그런 일본이 마음을 바꿔 미국과 공동개발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의 계획은 보잉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7A(가칭 T-7AJ) 사업에 참여해 개발비를 분담하고, 미국과 공동으로 해외 고등훈련기와 경전투기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이었다.

36년 전인 1989년,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작해 항공자위대에 인도한 T-4 중등훈련기. 항공자위대는 37년 가까이 된 T-4 훈련기의 기체가 심하게 노후화 돼 자국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가와사키중공업] 2025.05.23 gomsi@newspim.com

◆항공자위대, 노후 T-4 교체 시점 판단 = 일본 항공자위대는 노후화한 자국산 T-4 고등훈련기 200대를 대체해야 하는 시점이다. 일본의 T-4 훈련기는 최고 시속 약 1040㎞(마하 약 0.9)의 아음속 제트 훈련기로, 모두 212대를 생산해 1988년부터 실전에 배치했고, 현재도 16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1995년부터는 곡예비행팀 '블루 임펄스'에 채용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는, 대기 중의 방사성 물질의 비산(飛散) 상황을 조사하는 등 폭넓은 용도로 활용해 왔다.

일본은 이미 1950년대부터 T-1 제트훈련기를 독자 개발 및 배치하기 시작했고, 이어 T-2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1974년부터 양산됐고, 1980년대엔 T-4 아음속 중등훈련기를 개발했다. 일본은 F-2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경력이 있는 만큼, 굳이 미국의 지원이 없어도 최신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독자 개발할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37년 가까이 된 T-4 훈련기의 기체가 심하게 노후화 돼 자국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T-4 훈련기는 최신예의 스텔스 전투기 F-35나, 2035년의 배치를 목표로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하는 6세대 차기 전투기 전용의 훈련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T-4 훈련기 노후화로 사고가 계속 이어지자 일본은 자체개발보다 '해외직구'를 선택해 단시일 내에 전력공백을 메우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일본 중부서 T-4 훈련기가 추락해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부 아이치현 고마키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T-4 훈련기는 이륙 2분 뒤에 레이더에서 사라졌고, 당국은 항공기와 탑승자 수색을 위해 기지 북동쪽 10㎞ 지점의 이누야마시의 '이루카 못'이라는 저수지에 추락했다.

항공자위대 T-4 중등훈련기는 36년 전인 1989년, 가와사키중공업이 제작·인도했다. 항공자위대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03년까지 15년간 가와사키중공업이 생산한 T-4 212대 중 사고 기종은 1989년 교육비행대 편성 당시 납품됐다. 2019년엔 일본 아오모리현 미사와 기지에서 엔진 한 쪽이 정지해 긴급 착륙을 하기도 했다.

일본의 차세대 초음속 훈련기 T-X의 독자개발 콘셉트.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T-4 후계기, '해외직구'로 방향 선회한 이유는 = 일본은 전통적으로 자국 무기를 국내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자위대용 T-4 후계 훈련기를 미·일 공동개발 형식을 통해 해외에서 도입하려 했던 것은 시급한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본은 이탈리아 및 영국과 함께 F-2 전투기를 대체하는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에 참여하고 있다. GCAP는 6세대 전투기를 2035년까지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으로, 일본 정부는 지난해 3월 26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GCAP의 수출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GCAP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한국이 개발 중인 KF-21 보라매의 경쟁 기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돌연 일본이 훈련기 미일 공동개발에서 훈련기 해외 직구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이번 방산전시회에서 확인됐다. 일본은 노후화된 T-4 중등훈련기 교체를 위해 지난해 4월 미국과 합의했던 새 훈련기 공동개발·생산 구상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훈련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취득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최첨단 전투기 조종사의 효율적인 육성과 경쟁력 있는 방위산업 구축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기체 갱신을 깊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가 제작한 M-346 고등훈련기. 러시아 야코블레프사가 개발한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Yak-130을 모델로 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6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GCAP 사업에 천문학적 개발비와 양산비용이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미국과 공동개발하고 양산하는 예산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한국의 T-50 개발의 경우, KF-16 전투기 도입에 다른 절충교역으로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을 지원했음에도 1990년대 책정된 개발비는 1조6886억 원이었지만, 최종적으로 TA-50 개발비용을 포함해 2조1938억원이 투입됐다.

애초 일본의 속내는 미국이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개발 중인 T-7A의 파생형 도입을 염두에 두고 '공동개발'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손잡고 개발비를 부담해 라이선스판 T-7A를 비교적 싸게 도입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의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과 미 해군이 발주한 T-45 고스호크 고등훈련기 대체를 위한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에 공동으로 참가하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T-7A가 여러 테스트 결함을 보여 미 공군의 첫 운용 시점이 2028년까지 연기됐지만, 5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적합한 기체란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T-50 고등훈련기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경전투기를 상정해 설계된 것과 비교해, 보잉의 T-7A는 고등훈련기로만 개발된 모델이라 무장능력 강화와 함재기 등으로의 변신을 위해선 대규모 개량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돈이 추가로 더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미 공군은 T-7A가 선정된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APT) 이외에 실제 공중전과 무장투하 훈련, 가상적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경전투기에 가까운 고등전술훈련기(ATT)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보잉은 T-7A 레드호크가 수많은 결함과 개발비 상승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737 여객기 결함과 군용기 사업부문에서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 일본이 '공동개발'에 참여할 경우, 일본이 보잉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본 내부에서 강력하게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T-50을 꺾고 미 공군 훈련기로 선정된 보잉·사브 제작의 T-7A. 윙락 현상과 사출좌석 결함사태 등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으나, 일본 T-4 후계기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T-4 후계기로 T-50 선정 가능성 = 일본의 차세대 훈련기 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T-50 기종으로 뛰어드는 것을 비롯해 록히드마틴이 T-50의 미국 버전인 'TF-50', 보잉이 미 공군 훈련기로 선정된 T-7A,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가 M-346으로 본격적으로 참가할 태세다. KAI는 작년 처음으로 일본에서 열린 '2024 일본 국제항공우주전시회'에 T-50 고등훈련기를 출품한 바 있다.

당초 일본은 지난해 미일 정상회담 결과 '공동개발' 발표되기 전, T-4 후계기 도입사업에서 후보 기종으로 보잉의 T-7A, 이탈리아의 M-346, KAI의 T-50을 참여시키려 했었다. T-50 훈련기는 전 세계 훈련기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이라크, 폴란드에 이어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 FA-50 전투기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14대를 도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도 우리와 경쟁 대상이다. 일본은 이탈리아와 항공요원 연습교육 협정을 체결해 항공자위대 조종사들이 2022년 10월부터 이탈리아에서 M-346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사가 개발한 M-346 훈련기는 러시아의 야코블레프사가 개발한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Yak-130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일본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윙락(Wing rock) 현상과 사출좌석 결함사태 등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보잉의 T-7A도 일본 입장에서 선택하기 곤란한 입장이다. 공동개발 기종으로 선정했다가 자칫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이 'DSEI JAPAN 2025'에 선보인 '일본형 T-50', TF-50을 부스에서 전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2025.05.23 gomsi@newspim.com

이 때문인지 방위성은 한국 쪽 T-50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방위성 관계자들이 2023년 말 중동의 두바이 에어쇼 현장의 KAI 부스를 찾았고, '싱가포르 에어쇼 2024'에서는 방위성의 차관급 간부들이 두 차례에 걸쳐 KAI를 공식 방문해 T-50에 대한 성능을 문의했었다고 한다.

T-50은 2018년 보잉·사브가 개발 중인 T-7A 레드호크에 패해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미 해군의 고등훈련기사업은 현재 운용 중인 맥도넬 더글러스 T-45 기종의 노후화로 훈련 여건이 악화되면서 후속기 조기도입이 시급하게 됐다. KAI는 현재 2027년 1월 계약이 예상되는 미 해군의 고등훈련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 해군은 함재기용 T-45 고스호크(Goshawk)를 훈련기로 쓰고 있다. 미 해군의 훈련기 도입 규모는 145~220대 정도로 예상된다. 미 해군 훈련기 사업에서도 KAI의 T-50 고등훈련기는 보잉의 T-7A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T-50은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 입찰하면서 미 공군이 요구하는 작전요구성능(ROC)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미리 '몸만들기'를 완료한 상태다.

일단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만약 KAI가 차기 미 해군 고등훈련기(UJTS) 사업을 수주한다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까지 T-50을 미·일 훈련기 공동개발의 기종으로 고려하는 등 호재가 생길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당초 KAI는 2018년 미 공군 수주전 실패의 설욕을 다짐했지만, 미·일 정부가 공동으로 차세대 훈련기를 개발하겠다며 T-7A을 선택한다면 자칫 T-50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요원해질 수도 있었다.

일본이 T-4 후계기를 직구입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우리에게는 엄청난 기회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은 UJTS 사업을 2027년 계약을 목표로 64~132대 규모의 전술 훈련기 사업을 한다"며 "UJTS 사업 수주 성공 후 미 공군 전술 훈련기(ATT) 사업을 노리려 하는 KAI 입장에선 양국의 훈련기 공동개발은 불안 요소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T-50이 일본 고등훈련기로 최종 선정된다면, 전제 조건은 T-50의 공동개발사인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하는 기체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T-7A가 결함사태에 시달리자 일본 시장에 별달리 관심이 없었던 록히드마틴이 '일본형 T-50', 즉 'TF-50'을 들고 방산전시회에 나타난 것이다. 한국 역시 복잡한 한일관계를 고려해 T-50의 일본 마케팅을 록히드마틴에 일임할 가능성도 높다. 만약 일본이 TF-50을 선택한다면, 한국은 록히드마틴의 '하청'을 받아 일본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생산할 전망이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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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국내 진공작전을 서둘러라"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선열의 피로써 세우고, 애국지사들이 생명을 걸고 수호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3천만 국민에게 바치기 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김구는 1945년 8월 11일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광복군 국내정진군' 창설 안을 통과시켰다. 8월 13일 광복군 제2지대장 이범석 장군을 사령관으로 임명하였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임무는 '즉시 서울로 진격하여 조선 총독 아베노부유키(阿部信行)로부터 무조건 항복을 받고 일본군사령부를 접수'하는 것이었다. 이는 빨리 광복군을 국내로 진입시켜, 미국 협력하에 일본군 무장을 해제하고, 치안을 유지하여 건국의 기틀을 다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광복군 국내정진군' 이범석 사령관은, 사령관으로 임명받자마자 주요 직위자들을 소집하여 아래와 같이 지시하였다. "오늘 또는 내일 중으로 여기 모인 동지들과 함께 국내로 들어갈 계획입니다. 오늘(8월 11일) 아침 임시정부는 나에게 국내정진군 사령관 직책을 맡겨주었습니다. 국내에 누구보다도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 다름 아니라, 미국 중국전구사령부가 곧 사절단을 서울로 들여보낼 예정입니다. 우리도 그편에 편승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대단히 무겁습니다. 첫째 국내에 진입하는 대로 일본군에게 강제로 징병당한 우리 병사들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둘째 일본군 무기를 접수하는 것입니다. 셋째 국민 자위군을 조직하는 것입니다. 넷째 불순 정치 세력이 작용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섯째 국내의 애국지사들과 긴밀히 협조하여 임시정부와 광복군이 환국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미군 사절단 임무는 '국내 포로수용소(지금의 서울 신광여자중·고등학교 자리)에 있는 연합국 포로 보호입니다. 지금부터 국내진공작전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맨 앞줄 좌로부터 박찬익, 조완구, 김구, 이시영, 차이석. 두 번째 줄 맨 왼쪽 성주식, 김문호, 신정숙, 김붕준. 맨 뒷줄 왼쪽부터 조성환, 조소앙, 지청천, 이범석, 이름 미상. [사진= 위키백과] 1945년 8월 18일 05:00 이범석 장군 등 '광복군 국내정진군'을 태운 미 C46형 항공기가 중국 서안 비행장을 이륙하였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하늘과 바다를 구별할 수 없는 벽천(碧天)이었다. 항공기가 갑자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잔잔하고 파란 바다에 조그마한 섬들이 뚜렷이 보였다. 인천 앞 바다였다. 초시계 바늘은 12:00를 지나고 있었다. 이범석 장군이 붉어진 눈에 손수건을 갖다 댔다. 조국을 떠난 지 만 3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감격의 눈물이었다. 이 장군은 종이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보았노라 우리 연해의 섬들을왜놈의 포화 빗발친다 해도비행기 부서지고 이 몸 찢기어도찢긴 몸 이 연해에 떨어지리니물고기 밥이 된들 원통치 않으리우리의 연해 물 마시고 자란 고기들그 물고기 살찌게 될테니... 서해를 건너며 '광복군 국내정진군'은 5분 간격으로 일본군 측에 무전을 타전했다. 그러나 일본군 측은 아무런 회신을 보내지 않았다. 고도를 바짝 낮춘 항공기가 한강을 따라 영등포 상공에 이르렀을 때 일본군 측에서 "여의도에 착륙하라"라는 답전이 왔다. 이때 모습을 장준하는 그가 쓴 '돌베게'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영등포를 지났다. 그러나 또 한 번 선회한다. 아니 두 번, 폭음이 커진다. 여의도 활주로를 향해 허전허전하게 수송기가 꺼지는 듯이 고도를 낮추었다. 일장기를 붙인 수많은 일군 비행기가 기창으로 지나갔다. 중형전차도 보였다. 이제 곧 일본군이 나타나겠구나. 그들의 얼굴을 맞보게 되리라. 주먹이 쥐어졌다. 무기를 쥔 손이 땀에 스몄다. 덜컹하고 활주로에 수송기가 닿았다. 가벼운 진동에 몸이 흔들렸다. 납덩이 속을 밀치고 나가듯이 순간순간이 이어지며 비행기가 앞으로 나아갔다. 프로펠러가 소리를 뿜으면서 기수가 돌려졌다. 어느 한 격납고 앞 광장에서 비행기가 멎었다. 숨이 탁 막혔다. 기체 안의 공기가 갑자기 없어진 듯이 가슴이 답답해 왔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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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22~26일 유엔총회 참석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안전보장이사회 토의를 주재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22일 뉴욕에 도착해 세계경제포럼 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해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의 역할도 당부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간담회도 한다. 여러 세대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뉴욕 한인 동포들과 자리한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8.26 photo@newspim.com 다음 날인 23일에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한다. 이 대통령은 190여 개 국가 정상들 중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위 실장은 "전 세계 정상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대한민국 대외정책을 천명하는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대한민국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한국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하고 인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 위한 방안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글로벌 현안 대응과 관련해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유엔 총장의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미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만찬을 하면서 한미관계 발전 방안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의견을 나눈다.  뉴욕 방문 사흘째인 24일 오후 3시에는 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AI와 국제평화 안보 주제 회의에서 '모두의 AI 기조와 국제사회 평화 안보 공동 대응'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에는 미 금융가 월가와 한국 금융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서밋 행사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방침이다. 위 실장은 "이 자리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려 연중 최고가를 경신 중인 한국 증시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pcjay@newspim.com 2025-09-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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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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