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일문일답
"김문수 당선, 상왕 윤석열 복귀 의미"
"당정관계, 최대한 협의하며 존중할 것"
[서울·성남=뉴스핌] 박찬제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일 당선 후 첫 업무지시로 "경제 상황 점검을 가장 먼저 지시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겅기도 성남시 성남주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민생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사법개혁이나 사회개혁 여부에 대해서는 "개혁해야 할 과제는 각 부문에 산적해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개혁보다 급한 것이 민생회복과 경제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은 기본적으로 갈등을 수반하게 되는데, 반드시 해야 될 일이긴 하지만 우선순위에서는 경제회복과 민생회복을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 |
[하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점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6.02 mironj19@newspim.com |
다음은 이 후보의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그동안 선거유세를 하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셨는데, 마지막 소회가 있다면.
▲많은 선거를 치러봤지만, 이번처럼 긴장되고 절박하며 간절했던 선거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내란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인데도 불구하고, 그 내란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후보가 제 경쟁자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이자 전광훈 꼭두각시라 볼 수밖에 없고, 내란수괴 윤석열의 지지를 받아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가 당선된다는 건 곧 상왕 윤석열의 귀환을 의미합니다.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이 나라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 선거의 엄중함을 반드시 인식해 주시고, 단 한 표라도 더 얻어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그리고 압도적인 심판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는 정치인은 이 땅의 민주공화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당선된다면 대선 다음날 곧바로 취임하시게 되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오후에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했다. 첫 번째 업무 지시는 무엇을 생각하고 계신지.
▲이미 말씀드렸듯, 내란 극복은 너무도 당연한 과제이고 필요한 조치는 차근차근 취해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민생경제입니다.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위기 대응을 위한 첫 조치를 지시하는 것이 첫 번째 업무가 될 것입니다.
-과거 성남의료원 설립부터 최근 유세까지 줄곧 '기득권이 특혜 보지 않는 사회'를 강조해 오셨다. 사법부, 기재부 등 개혁이 필요한 기관 중 어디를 가장 먼저 개혁하실 생각이신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규칙을 어겨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없고, 규칙을 지켰다고 불이익을 받지 않는 상식적인 사회입니다. 개혁 과제는 모든 분야에 산적해 있지만, 지금은 개혁보다 더 시급한 과제가 민생과 경제 회복입니다. 개혁은 본질적으로 갈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긴 하나, 우선순위는 국민의 삶을 회복시키는 데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후 외교, 특히 통상이 중요한 현안이 될 텐데 트럼프, 푸틴, 김정은 같은 스트롱맨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가장 시급한 건 미국과의 통상 협상일 것입니다. 그들이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이유는 자국 중심의 국가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교의 기본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입니다. 안보든 경제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국익을 가장 중심에 두고 실용적인 정책과 협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외교에서 특별히 부족하거나 뒤처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란 극복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지지하지 않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께 할 말은.
▲저는 국민 주권자로서 이 나라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국민이라면,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 주권을 부정하며 국민 인권을 말살하는 내란 행위를 옹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마치 새로운 체제, 예를 들어 김문수 후보 체제가 내란과 무관한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그것은 오해일 뿐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공동체를 파괴하고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정치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오해를 바탕으로 지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분들 또한 국민이기에, 선거가 끝나면 그 결과에 모두 승복하고, 그것 역시 우리 주권자들의 결단이기에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당선된다면, 저를 지지하는 국민 일부에 의지해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탄압하거나 소외시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또 지지했다는 이유로 특별한 혜택을 주거나 편애하거나, 지지자와 비지지자를 구별해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이든 아주 작은 소모임의 회장이든, 그 단체의 대표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단체를 제대로 유지하고 구성원 간 화합을 이루는 것입니다. 구성원의 한쪽 편만 들고 다른 쪽을 소외시키거나 배제하면 그 모임은 깨집니다. 국가 공동체에서도 정치적 입장 차이나 지지 여부에 따라 국민을 구분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경쟁의 한 과정일 뿐입니다. 일부를 대표해서 전체를 대표하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는 전체를 대표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통합은 단순히 주장하는 구조선이 아니라 통치의 제1 책무입니다. 국민을 통합해야 힘을 모아 공동체 과제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정치 세력 간 색깔이 다르고 대립과 갈등이 불가피하더라도 충분히 대화하고 양보하며 타협해야 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정치 세력이나 이념에 따라 편 갈라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충분히 대화하고 존중하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잊지 않고 국민 중심의 정치와 행정을 해나가면 충분히 화합하고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그렇게 하겠습니다.
-윤석열 정권 재임 중 언론에 대한 수많은 탄압이 있었다. 집권하면 언론 독립과 자유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궁금하다. 최근 선거 기간에도 뉴스타파나 인터넷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기존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집권 시 인터넷 언론 출입처 부분에서 차별하는 문제 등 개선 방안과 언론 개혁 방향을 말씀해달라.
▲상당히 무거운 주제입니다. 언론은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은 제4부라 불릴 만큼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언론을 통한 정보 유통은 국민 주권자의 판단을 돕고, 정론직필을 통해 가짜뉴스를 제거하며 합리적 토론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특별한 보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언론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의 위치를 악용해 가짜뉴스를 퍼뜨리거나 정치적 편향을 가지고 정치에 개입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저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실제 사례를 조작·왜곡하는 일에 대해서는 그 보호에 상응하는 엄격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언론의 규모와 무관하게 제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충분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언론이 제재와 규제만으로 제대로 활성화되기 어려우니, 정론직필하는 언론에 대해 제도적·재정적 지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요.
-국민 주권 정부를 말하면서 국민이 국정 운영에 일부 참여하는 방안도 이야기했다. 대국민 소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는데, 도어스테핑이나 정례 기자회견 등을 어떻게 할 계획인지, 평소 개인 유튜브·페이스북도 많이 하셨는데 어떻게 활용할지, 미국처럼 유튜버나 틱톡커의 취재를 허용할 의향도 있는지.
▲유튜버를 취재를 허용하겠느냐는 질문은 약간 어폐가 있는 표현 같습니다. 취재는 언론이 하는 것 아닌가요? 유튜버가 아니라 1인 미디어 등 책임 있는 언론에 대해서는 당연히 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특정 공간도 필요 없고 인원 제한도 크게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인터넷으로 기자회견을 많이 했고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대 정보통신을 활용하면 언론을 소규모로 제한할 이유가 없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합니다.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겠지만요.
소통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너무 소통을 즐기는 바람에 SNS 관리 권한을 뺏겼어요. 유튜브만 빼고 나머지 다 관리권 뺏겨서 마음대로 못 쓰고 있습니다. 선거 캠프 입장에선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제가 동의한 겁니다. 도어스테핑 같은 방식이 타당한지는 모르겠고, 그건 고려해봐야겠습니다. 국민과 숨길 게 있어서 접촉을 제한하는 건 옳지 않고, 정기적인 기자간담회나 질의응답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모든 회견이나 간담회가 생중계돼 국민이 직접 볼 수 있어서 저는 많이 할수록 좋다고 봅니다. 과거엔 언론사의 데스킹(편집) 때문에 정보가 왜곡되고 차단되는 부작용도 있었고, 언론 권력이 과도하게 커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국민이 직접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더 늘리겠습니다.
다만, 준비 없이 지나가다 만나는 식으로 갑작스럽게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개인 사업자면 모르겠지만, 5200만 국민의 운명이 달린 중대한 국정을 다루는 일이니 간담회도 마음의 준비, 자료 준비, 주제 선정이 필요합니다. 긴급한 경우에는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장의 필요성에 맞게 다양하게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국민의 집단 지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제도 언론이든 제도 정치든 인맥, 학맥, 연고 등의 혜택보다는 오히려 불이익을 많이 당한 입장이고, 어려운 정치 환경 속에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와 격려를 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속에서 호흡하지 않으면 질식할 수밖에 없는 독특한 정치 존재라 생각하니 앞으로도 국민과 더 많이 직접 소통하려 합니다.
-오늘 후보가 유세 막날 이곳에서 대국민 회견을 하는 것도, 후보 초심을 기억하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한 정치하겠다는 의지로 봐도 되겠나. 또 이재명 민주당 정부라 했는데 당정 관계 균형은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지.
▲오늘 여기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제가 처음 정치 결심할 때 초심을 되새기고, 그 상황을 국민께 보여드리며 진심을 전달하려는 뜻입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제가 두 번째 전과가 생긴 게 바로 시립의료원 설립 운동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태풍 정자 지역 용도 변경 반대 운동, 그리고 피디가 검사 사칭한 전화를 받고 도와주려다 처벌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옆에 보셨던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운동입니다. 시민들과 함께 시립의료원을 만들자고 공동대표로 활동했는데, 시의회에서 설립 조례가 47초 만에 날치기 폐기되자 항의하던 시민들과 제가 함께 고함 지르며 싸웠습니다. 특수공용물손상 등의 혐의로 일부 주민들이 구속됐고 저도 구속 위기여서 교회 지하 기도실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3월 25일경이었는데, 시청 밤에 노랗게 핀 개나리꽃을 보며 '내가 오늘 이 꽃을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심장이 철렁 내려앉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무죄 판결을 받았고,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이 됐습니다. 그런 힘든 과정과 초심을 잊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겠다는 각오로 오늘 여기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정부라는 표현은, 제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정 협력을 원활히 하겠다는 뜻입니다. 당과 정부가 균형 있게 협력해야 국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당 대표로서 당원과 의원을 잘 이끌고, 국정 운영에도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당정관계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사든 정책이든, 저는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제가 일단 결정을 내리고 집행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독단적이거나 졸속으로 결정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데요. 강유정 씨도 옆에서 보시겠지만, 저는 결정장애까지는 아니지만 매우 신중하게, 많은 분들의 의견을 꼼꼼히 듣고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인사도 정책도 방침도 그렇게 하고 있고요. 당정관계는 수평적이고 진지하게, 일상적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좋은 경험을 나누는 것이 국정의 실패 가능성과 실수 가능성을 줄이는 길이니까요. 최대한 협의하고, 당의 의견을 존중하며, 가능하면 당의 자원을 국정에 함께 쓰려고 합니다.
-골목경청투어와 선거운동하시면서 고생 많으셨는데, 선거운동 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지.
▲선거운동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다른 어떤 선거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이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그런 선거라고 생각하니 매 순간 긴장되고 절박했습니다.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도 컸고요. 현장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국민들이 오시는 걸 보면 죄송한 마음이 더욱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호남 지역을 이순신 루트 따라 경남, 전남 도시들을 순회할 때입니다. 특히 호남 지역에 갔을 때 비가 많이 내렸는데, 곡성, 순천, 여수 모두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순천에 갔을 때는 수많은 분들이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우산을 쓰지 않고 온몸으로 비를 맞고 계셨습니다. 안경에 비가 떨어져 잘 안 보이는데 손으로 계속 물을 밀어내며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죄송했습니다.
특히 저는 차 위에 있어서 비가 안 맞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연설하는 것 자체가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3년 전 우리가 좀 더 준비를 잘 했더라면, 제가 부족했지만 그때 더 많이 채웠더라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자책감도 들었고요. 국민들께서 장대비 맞으며 고통스러운 현장에 서 계시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습니다. 그 장면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 행복한 장면도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면 너무 행복해집니다. 객관적으로는 엄혹한 상황이고 위기 국면이지만, 어린이들이 해맑게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정치현장이라는 위중한 자리에서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오늘 유세 현장에서도 국민의힘 측에서 짐 로저스 관련 해명을 요구하고,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 위신 추락이라는 발언을 했다. 후보께서 직접 해명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선대위에서 이미 해명했으니 그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김문수 후보 문제보다는 리박스쿨 같은 사이버 반란, 사이버 내란에 해당되는 중대 범죄 행위에 대해 본인들이 어떤 입장인지 먼저 해명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국가 예산을 전용하고, 국가 권력을 일부 이용해서 '이재명 나쁘고 김문수 좋다'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쓰며 국민 여론을 조작해 민주주의 과정 자체를 파괴하려 한 사이버 내란 행위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대위에 다양한 분들이 함께해 주셨는데, 약 20일간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어떻게 느꼈는지. 이후 계획은?
▲우리 선대위는 통합의 가치를 가장 높이 두고 많은 분들과 함께하려 노력했습니다. 당내에서도 작은 차이를 넘어 모두 함께했고, 당외에서도 권오을, 정은경, 이석연 등 수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선대위 자체가 통합의 가능성과 가치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국정도 역할을 함께 나누면서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국 국정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그 사람들이 집행하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대한 기준은 '국민에게 충직한가'입니다. 아무리 유능해도 권력을 사익이나 자기 집단을 위해 남용하면 도리어 독이 됩니다. 국민에게 충직하고, 유능하며 청렴하고, 지역·연령·성별 등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요소도 중요합니다.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이나 가치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려 합니다. 배제 기준은 이번에는 두지 않을 생각입니다.
수십 년 전 실수했다고 그걸 갖고 반성하고 새 삶을 사는 사람에게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30~40년 전 소년기 잠시 일탈한 사람이 지금 충분히 역량을 갖추고 일을 하고 있다면, 그를 배제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입니다. 언제나 미래 지향적 판단을 하려 합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신에서는 외교 문제를 크게 다루지 않았는데, 후보는 친중 공격도 많이 받았습니다. 중국과 협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중국이든 일본이든 러시아든 대외 입장에서는 모두 외국입니다. 협력해야 할 우호적인 관계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는 한미동맹이라는 근간이 있고, 한미동맹은 앞으로도 확대·심화·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공급망 문제나 이념과 가치를 완전히 도외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관계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국가와 적대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익에 맞는다면 대만, 중국, 러시아 등과 협력할 영역은 협력하고 잘 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단정하거나 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오전 유튜브에서 후보가 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대법과 소통한 적 있다고 했는데, 국민의힘에서는 대법과 내통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한 입장은?
▲대변인이 이미 공지했듯이 다 허위 사실입니다. 팩트에 기반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작과 왜곡은 민주 정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내용을 잘 봐 주셨으면 합니다.
-후보가 생각하는 태극기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태극기는 사실 오용되었습니다. 태극기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일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상징물입니다. 특정 정파나 세력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태극기부대', '태극기 세력'이라는 식으로 극우 세력 전유물처럼 오염된 느낌을 줬습니다. 저는 태극기를 제자리로 돌려놓자는 생각입니다.
저는 국회의원 당선 후 뱃지가 너무 무거워서 달지 않고 있다가, 당 뱃지를 달다가 태극기로 바꿨습니다. 정치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 통합이고, 국민 통합의 가장 중요한 상징물 중 하나가 태극기와 국화입니다. 이런 상징물을 오염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한때 국가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태극기를 거부하는 분위기도 잠시 있었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고 정상적인 국민의 상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정한 애국가, 국화, 국기 등은 모두 특별한 편견 없이 우리 모두를 함께 상징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런 생각으로 나름 저항 중입니다.
의원들도 달라 했는데,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달자고 했습니다. 내란 수괴가 파면된 후에는 많이 안 달고 있더군요.
-이번 유세에서 부인 역할이 컸는데, 앞으로 동반 유세 계획은? 또 안규백 의원에게 국방장관 의사 타진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안 의원 외에 타진한 분이 있는지.
▲안규백 의원이 그런 얘기 했나요? 보도는 보도고, 아직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이른 상태입니다. 전후 처리는 전쟁이 끝난 다음에 할 일입니다. 지금은 국가 운영을 걸고 대회전이 벌어지는 중이라 그 대회전이 끝난 뒤에 고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아내는 지금 한 달 이상 못 본 것 같은데, 아내의 판단을 존중하겠습니다. 오늘 밤에 아마 서울에 있을지 모르겠네요. 지방에 주로 다니는 것 같은데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pc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