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멋·자연 되살려 시민 여가 공간 조성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종로구에 위치한 경희궁지를 새로운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첫 단계 사업을 지난 5월 26일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경희궁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역사와 여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경희궁은 1616년(광해군 8년)에 설립된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이궁(離宮)으로, 조선 시대 5대 궁궐 중 하나로 손꼽힌다. 10만930㎡ 규모의 열린 공간 안에 위치하고 있으나, 궁궐의 훼손·복원 어려움으로 역사성이 약화돼 시민 방문율이 저조했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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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 |
서울시는 지난 2023년 12월 경희궁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아름다운 전통 궁궐과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역사문화공원으로의 첫 시작은 궁궐 진입공간과 어도(왕의 길) 정비로,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마쳤고, 금년 5월 말 1단계 조성을 완료해 새로운 궁궐 정원의 모습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이번 사업에는 흥화문과 숭정문 사이의 노후한 콘크리트 포장과 경계석 제거·어도의 정비를 포함시켰다.
또 궁궐에 적합한 진입공간 조성을 위해 장대석 석축과 계단을 정비하고, 전통 수종 식재·잔디 마당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주요 사업 내용에는 ▲살구나무 등 12종 1200주 ▲작약 등 17종 4800본 ▲장대석 석축 549m·계단 설치가 포함됐다.
경희궁의 새로운 궁궐 정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시민들은 조선 시대 궁궐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도심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앞으로 경희궁지 일대에 기후 환경숲을 조성하고, 가든 커넥터 사업과 연계해 시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예정이다. 가든 커넥터 사업은 도시 공간 내 단절된 녹지를 연결해 생태적 연속성을 회복하고, 역사문화자산을 중심으로 생태적 회복력을 높이는 통합 시스템이다.
이수연 정원도시국장은 "경희궁 역사문화공원은 단지 과거를 보존하는 문화유산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에 살아있는 궁궐 정원으로 재탄생한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지속적으로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품격 있는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