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의 시작과 함께 꽃핀 15~16세기 미술의 정수를 한 자리에 모은 대규모 기획이다.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 당시 미술을 대표하는 691건의 작품이 출품되며, 이 중에는 국보 16건, 보물 63건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지정문화유산이 포함된다.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도 23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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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새 나라 새 미술 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06.09 moonddo00@newspim.com |
조선 건국 이후 200여 년간을 지칭하는 조선 전기는 오늘날 우리 문화의 중요한 바탕이 형성된 시기이다. 유교를 통치 이념을 내세우면서 보편화된 유교적 가치관과 생활 규범은 오늘날 우리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훈민정음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소통 체계이자 시각 매체로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조선 후기 미술과 비교하면 조선 전기 미술의 면모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조선 후기에 비해 현존 작품 수가 적으며, 주요 작품 중 다수가 국외에 있어 접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이 시기 미술에서는 새 나라의 건설이라는 커다란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혁신과 변화가 있었고, 이때 형성된 특징과 미감은 한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현재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새 나라 조선에서 펼쳐진 미술의 주요 흐름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72개 기관이 소장한 691건의 전시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조선 전기 미술을 다룬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외에 상당수 전해지는 조선 전기 미술품을 만날 귀중한 기회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5개국 24개 기관에서 40건이 출품되며, 이 중 23건은 최초로 우리나라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국내 기관 출품작 중에서도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유산이 80여 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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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훈민정음.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06.09 moonddo00@newspim.com |
'조선의 새벽, 새로운 나라로'에서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발원하여 금강산에 봉안한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을 만난다. 새 나라를 세우기 직전, 사리장엄에 담은 건국에 대한 열망과 다짐을 살펴본다.
'백白, 조선의 꿈을 빚다'에서는 국가 체제의 힘으로 견인한 조선 전기 도자 산업의 전모를 살펴본다. 조선이 시작되면서 푸른 청자의 시대가 가고 분청사기와 백자의 시대가 펼쳐졌다. 이러한 도자 생산 기술의 발전은 오랜 도자 전통의 기반 위에 나라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실현될 수 있었다. 새하얀 모습을 구현한 도자 제작 기술의 절정과 그 위에 펼쳐진 시대의 미의식을 소개한다.
'묵墨, 인문人文으로 세상을 물들이다'에서는 조선 전기 사대부의 이상을 담은 서화를 소개한다. 조선 건국을 주도한 사대부가 애호한 그림과 글씨는 이 시대의 주된 시각 매체로 부상했다. 글씨와 그림에는 먹의 무궁무진한 표현력을 활용하여 이들의 생각과 정서를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먹색의 깊은 농담처럼 조선에 스며든 사대부의 가치관과 취향을 소개한다.
'금金, 변치 않는 기도를 담다'에서는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맞닿아 있던 불교미술을 조명한다. 불교미술은 오래전부터 귀한 재료였던 금으로 장식됐다. 유교의 시대가 됐지만, 불교는 정치적 명분이나 이념과 관계없이 왕실과 사대부, 신분이 낮은 사람들에까지 모든 조선 사람들의 기원과 바람에 언제나 응답하는 신앙으로 존재했다. 긴 시간 잊히거나 사라지지 않고 그 자신을 장식한 금빛처럼 변하지 않는 기도를 담아 온 불교미술을 살펴본다.
'조선의 빛, 훈민정음'에서는 '훈민정음'을 소개하며 전시를 마무리한다. 훈민정음은 조선 전기의 수많은 문화적 창안 중에서도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 연결되는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훈민정음은 15세기 중반에 탄생한 이후 오늘날까지 우리 문화 발전의 핵심 요소로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나아가 미래로 이어진다.
전시 기간 내내 다양한 학술 행사도 마련돼 있다. 오는 20일에는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가 들려주는 '특별전의 기획과 구성' 강연이, 7월에는 일본 소재 조선 전기 미술에 대한 국외 학자 초청 강연, 한국미술사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제심포지엄 '조선 전기의 미술'이 열린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