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인도가 뉴델리에서 4일 동안 가진 비공개 무역 협상이 종료됐다. 미국의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초 이전에 잠정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이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계자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지난 6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방문해 인도측 대표단과 비공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협상에 진전을 거두면서 인도 체류 일정을 연장했고, 협상이 10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미국과의 협상은 생산적이었고, 호혜적이고 균형 있는 합의를 위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국의 관세 인하와 비관세 장벽 완화, 산업재 및 일부 농산물 시장 접근성 확대 등에 이번 협상의 초점이 맞춰졌고, 양자 간 디지털 무역 활성화도 또 다른 핵심 의제 중 하나였다며 무역 협정 조기 체결을 위해 협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달 먼저 합의된 사안에 대해 잠정 합의를 맺고, 이후 더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를 포함한 무역 협정이 9~10월에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DTV는 "양국은 이달 안에 초기 협정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서 인도는 아몬드·피스타치오·호두 등 미국산 고부가가치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제안하는 한편, 밀·유제품·옥수수 등에 대한 시장 개방 요구는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는 또한 미국에 10% 기본 관세 철회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최근 영국과의 무역 협정에서도 같은 관세가 적용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인 인도는 미국에 50%의 철강 관세 면제도 요구했고, 액화천연가스(LNG)·원유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와 군사장비 구매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인도는 2030년까지 양자 무역 규모를 5000억 달러(약 700조원)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3단계에 걸쳐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전에 1단계 잠정 합의에 도달한 뒤 9~11월 2단계 세부적 합의를 이루고, 3단계 포괄적 합의는 미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내년에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미국과 인도의 양자 무역액은 지난해 기준 1290억 달러(약 176조 8000억원)로, 인도는 457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인도의 대미 수출은 28% 증가한 377억 달러,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44억 달러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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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월 13일 미국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2025.02.14 hongwoori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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