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 새롭게 태어난다…전주세계소리축제 국립극장 첫 합작
송소희부터 미야타 마유미까지…글로벌 라인업 빛나는 소릿길
국립극장과 첫 공동작 '심청' 무대 오른다
[전주=뉴스핌] 고종승 기자 =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가 올해 키워드 '본향의 메아리'를 내걸고 2025년 축제를 본격 준비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올해 소리축제는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원에서 열린다.
국립극장과 공동 제작하는 개막공연 '심청 PANSORI THEATER SHIM CHEONG'을 비롯해 판소리 다섯바탕, 산조의 밤, 해외·국내 초청공연 등 총 57개 프로그램에 걸쳐 모두 69회 공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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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포스터[사진=조직위] 2025.06.17 gojongwin@newspim.com |
조직위는 이날 전주와 서울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발표회를 열고 올해 축제 방향성과 주요 공연을 소개했다.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을 했고, 최은혜 콘텐츠운영부장이 세부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본향의 메아리'...음악 디아스포라에 주목
2025년 소리축제는 음악이 가진 이주와 정체성이라는 디아스포라적 속성에 집중한다. 뿌리를 지키면서도 다양한 장르와 예술가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인다.
조직위는 "음악 본연의 다양성과 예술적 가치를 닷새간 관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년 준비 끝낸 국립극장 협업작 '심청', 새 시각으로 해석
개막작 '심청 PANSORI THEATER SHIM CHEONG'은 고전 심청 이야기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다.
독일 만하임국립극장 연출가 요나 김 등 해외 연출진이 참여하고, 한승석 교수(작창), 최우정 교수(작곡) 등이 힘을 보탰다. 대사는 동초제·강산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레지테아터 방식으로 각색됐다.
이번 작품은 심청 효심 중심 유교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서 심청 캐릭터를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다. 국립창극단 단원들과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배우 김율희를 비롯해 지역 어린이 등 약 130명이 출연한다.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국립극장과 국제 연출진이 함께 만드는 이번 심청은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작품"이라며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해석으로 색다른 심청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판소리는 물론 월드뮤직까지…세대 아우르는 라인업
'판소리 다섯바탕'에서는 명창부터 신예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완창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이난초의 흥보가, 윤진철의 적벽가, 염경애의 춘향가, 남상일의 수궁가, 김주리의 심청가 등이 대표적이다.
산조 명인들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산조의 밤 – 이지영, 이용구', 젊은 소리꾼들의 블라인드 경연 무대 등도 마련된다. 한옥 공간에서 펼쳐지는 철현금·생황산조·바이올린 산조 공연 역시 눈길을 끈다.
특별기획 '성악열전'에서는 동희스님의 범패, 조순자의 여창가곡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 성악 무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송소희-서도밴드-12개국 월드뮤직…글로벌 교류 확대
불후의 명곡 히로인 송소희와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 서도밴드를 포함한 국내 인기팀들이 여름밤 축제를 뜨겁게 달군다.
일본 쇼(shō)의 거장 미야타 마유미를 비롯해 스페인 포커스팀 떼아트로 레알 등 북미·유럽·중동·아시아 총 12개국 팀들도 참가한다.
어린이를 위한 폴란드 노래 교실이나 XR 판소리를 활용한 체험형 공연부터 도민참여 폐막공연까지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광복절 주간 개최되는 만큼 광복둥이를 포함한 지역 어르신들이 폐막공연에 참여하며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올해 개막공연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들이 평단 관심 속에 준비되고 있다"며 "한국 대표 전통예술제가 세계 문화교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ojongw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