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등 다수 지자체, 게임 중독 표기 문제 발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40여 곳, 게임 중독 표현 사용
협회, 법률 근거 없는 게임 질병화에 공개 대응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전국 여러 지자체와 보건복지부에서 '인터넷 게임'을 중독의 대상으로 표기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18일 협회 내 '게임이용장애 질병화대응TF'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성남시 이외에도 여러 지방자치단체 및 복지부 산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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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한국게임이용자협회의 카드뉴스 [사진=한국게임이용자협회] 2025.06.18 yek105@newspim.com |
앞서 성남시는 지난 6월 중순,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함께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을 열면서 '인터넷 게임'을 알코올, 약물, 도박과 함께 4대 중독 예방 대상으로 명시했다가 업계와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성남시는 뒤늦게 해당 문구를 '인터넷 중독'으로 수정했으나, 게임업계의 비판은 계속됐다.
협회는 "협회 내 게임이용장애 질병화대응TF의 자체 조사 결과, 지난 2024년 10월 25일 목포시는 목포가톨릭대와 '프리 시티 중독' 선언을 진행하면서 '게임과 도박, 알코올, 마약 등 중독 예방에 대응하겠다'라 그 취지를 밝힌 후, 목포 시내에 死대 중독(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게임)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규모 옥외광고물을 현재까지 게시하는 등의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인천 동구, 계양구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 경우, 홈페이지에 게임 중독에 관한 내용을 명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방문 결과 구체적인 중독 진단이나 치료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았다"며 "관련 문의를 스마트쉼 센터로 넘기는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협회가 전국 60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 관리 대상 표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남시 ▲파주시 ▲김해시 ▲부산 사상구 등 10여 곳에서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 관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 항목이 사실상 게임 중독을 묻고 있거나 세부 항목에서 '게임 중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등 전체 센터 중 40여 곳에서 '게임 중독' 관련 표현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질병관리청 역시 게임을 중독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짚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알코올', '마약', '도박'과 함께 '인터넷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표기하고 있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도 '게임중독'이 자동완성으로 표시된다"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이 명시돼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질병 취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자의적 법률 해석 문제를 지적하며, 공개청원과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이날 "성남시는 대한민국 게임의 메카이자 주요 게임사들이 소재한 곳이기에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게임 질병화 문제는 특정 지역과 정당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게임이용장애의 국내 질병코드 등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보건복지부 등이 의도적으로 사실상 질병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 어떠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앞으로도 ▲공개청원 ▲정보공개청구 ▲카드뉴스 배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 질병화에 반대하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