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도 없는 학생들만 큰 손해 봐"
의대생들 "복귀 막는 선배들 제적해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유급과 제적을 감수하며 1년 이상 유지해 오던 의대생들의 단일 대오가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 복귀를 막는 선배들을 처벌해 달라고 하는 의대생들이 늘고 있고, 단일 대오의 구심점이었던 대한의사협회(의협)와 같은 집행부에 대한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운영 중인 '의과대학 학생 보호·신고센터'에 선배들이 수업 복귀나 출결을 방해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의대생들이 선배들이 수업 복귀를 사실상 가로막고 있다며 저학년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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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의과대학. [사진=뉴스핌DB] |
전북대에서는 2024학번 학생 일부가 같은 학교 선배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전북대 비상대책위원장 A 씨를 학교와 교육부에 신고했다.
의대 선배들이 수업을 방해한다며 재학생이 관계 당국에 신고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차의과대 의전원에서도 2학년 학생들이 학교 측에 수업을 방해한 3학년 선배를 제적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3학년 선배가 '수업에 출석하지 말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2학년 학생들을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을지대 의대에서도 지난달 학교 운동장에서 공개 투표를 하면서 수업 참여 의사를 밝히게 하는 등 수업 복귀를 방해했다는 민원이 교육부에 접수됐다. 학교 측은 해당 행위를 주도한 학생 2명에 대해 무기정학 등 징계 처분을 내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의대 신고센터 접수된 피해 사례 18건을 수사 기관에 의뢰했다. 수업 거부 강요 12건과 복귀 의대생 신상 유포 6건이다.
의료 교육계에서는 단일 대오의 중심이었던 의협과 같은 집행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 교수는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과 최근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정부가 아닌 의협에 있다"며 "학생들을 방패막이 삼아 계속 '0'만 외치고 어떤 협상도 하려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공의들과 같은 선배들이나 의협 관계자들이야 라이센스(면허)라도 있는데, 학생들은 시간만 소모하고 괴롭힘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도 받으며 가장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접수 내용을 해당 대학에 전달하고, 사실관계 확인 후 학칙에 따라 조치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접수된 사실을 대학들과 확인하고 있고 학칙에 따른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며 "비공개가 원칙이라 추가적 신고 현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