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재방문한 캄보디아 근로자들... 농번기 숨은 영웅
684명 196개 농가에 배치, 주요 작물 파종과 수확 도와
[괴산=뉴스핌] 백운학 기자 = 24일 이른 아침 충북 괴산군 연풍면 김홍은(70) 씨의 옥수수밭에는 능숙한 손길이 분주하다.
캄보디아에서 온 계절 근로자들이 옥수수를 파종하고 순을 제거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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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에 배치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손을 돕기위해 농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괴산군]. (3)2025.06.24 baek3413@newspim.com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시 만난 이들은 이제 농가의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솜 어꾼 덀 반 먹 마덩 띠엇!"(다시 와줘 고마워요), "쑤어쓰데이 리 리아이크랑낫 댸반쭈업!"(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서로 다른 언어지만, 환영과 감사의 마음은 통했다.
농번기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괴산군 곳곳에서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영농 현장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5년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는 이제 인건비 절감을 넘어 숙련된 인력 공급으로 진화 중이다.
올해 괴산군에는 캄보디아 근로자 684명이 196개 농가에 배치돼 담배, 인삼, 고추, 옥수수 등 주요 작물 파종과 수확을 돕는다.
지난해보다 129명 늘었고 그중 43%가 재방문 근로자이다.
한국 농업 환경과 작업 방식, 문화까지 익힌 이들의 활약으로 생산성 역시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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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출신 계절근로자들이 괴산군 연풍면의 한 농가에서 옥수수 파종과 순 제거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괴산군] 2025.06.24 baek3413@newspim.com |
김홍은 씨는 "지난해 처음 프로그램을 이용했는데 손발이 잘 맞고 성실해서 올해도 꼭 같이 일하자는 약속을 했다"며 "재방문 근로자를 배정받으니 말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해주니 너무 고맙다"고 웃었다.
그는 또 "올해는 모두 주인처럼 알아서 움직여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제도가 더 보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장 분위기는 한층 밝았다.
쩜라은라(36) 씨 역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께서 잘 챙겨 주시고 편하게 대해 주셔서 지난해 동료들과 함께 올해도 오게 되었어요.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한국에서 사장님과 일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인력을 채우는 차원을 넘어, 군 특성에 맞춘 숙련공 유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농민과 근로자가 모두 윈윈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군 관계자는 "재방문 근로자는 국내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생산력 향상에 큰 힘이 된다"며 "숙련된 인력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만 약 58억 원 이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괴산군. 그 중심엔 서로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금손 외국인 노동자의 미소와 든든함이 있었다.
baek34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