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표정·시선 읽고 상황 맞춰 콘텐츠 제공
"완성차와 기술 적용 협의…실주행 구현 수준"
스마트폰 미러링 한계 넘어선 내장형 AI로 차별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전자가 초거대 인공지능(AI)으로 운전자 중심 인캐빈(In-Cabin,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솔루션을 구현한다.
운전자 표정과 시선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며, 기존 스마트폰 미러링 방식과 차별화된 내장형 AI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현재 완성차 업체와 기술 적용을 협의 중이며, 3~4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LG전자 전장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지난 25일 밤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인케빈 센싱 솔루션 사업 방향과 비전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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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구상하는 인캐빈(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경험 [사진=AI 제공] |
이날 LG전자가 제시한 인캐빈 AI 비전은 이미 여러 완성차 업체와 상용화를 위한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실시간 운전자 상태 인식, 차량 내 음성·시선·동작(멀티모달) 기반 연동 기능, 맞춤형 콘텐츠 제공 등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인캐빈 AI는 운전자가 피곤한 표정을 지을 경우, 카메라와 센서로 이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졸음방지 알림을 제공하거나 음악을 재생해 각성을 유도한다.
운전자가 "이 근처 주차장 알려줘"라고 음성으로 말하면, AI는 운전자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나 주변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목적지를 제안한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정보 표시를 넘어, 손짓이나 시선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예컨대 뒷좌석을 가리키면 해당 좌석의 조명을 켜주는 식이다. 또 탑승자의 위치, 시간대, 주행 맥락에 따라 추천 음악이나 뉴스, 팟캐스트 등 맞춤형 콘텐츠가 자동으로 재생된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용범 VS선행상품기획팀장은 "완성차 고객사들도 (LG전자의) 비전과 고객 경험의 미래에 공감하고 있다"며 "매우 진지하게 구체적 사용 사례와 기술 적용을 협의하고 있으며, 실제 도로에서 구현될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3~4년 내 상용화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솔루션이 가능한 이유는 LG전자가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초거대 생성형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LG AI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을 다방면에 적용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해 엑사원 개발을 주도했던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되기도 했다.
LG그룹의 초거대 언어모델과 멀티모달 모델은 음성·시각·센서 데이터를 융합해 차량 내부에서 독자적 AI 기반 경험을 구현하는 핵심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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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CES 2025에서 선보인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 [사진=LG전자] |
이 팀장은 "LG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까지 보유한 유일한 자동차 부품업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LG는 자사 모빌리티 AI 솔루션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각 AI, 인캐빈 센싱, 생성형 AI 등 모든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며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LG전자는 새로운 인캐빈 AI 경험을 실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를 스마트폰 미러링 기반이 아닌 네이티브(자체 내장형) AI 기반으로 차별화할 전망이다. 기존 안드로이드 오토·카플레이는 차량 센서·제어 시스템·내비게이션 데이터와 연동에 한계가 있지만, LG의 인캐빈 AI는 차량 내부 모든 시스템·데이터와 통합된다. 완성차 브랜드별 맞춤형 인캐빈 경험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차별화 포인트다.
이 팀장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제어 권한이나 차량 데이터 접근 권한을 모바일 기기에 넘기지 않는다"며 "하지만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은 가능하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는 꼭 돈을 벌기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이라며 "AI 기술, AI 역량, AI 기반 경험이 없으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