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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 무역전쟁의 역사, 대한민국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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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무역전쟁과 플라자합의, 기술패권의 대전환

1970년대 초 미국은 제조업 경쟁력 하락과 무역적자 심화에 직면하면서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본격화됐다.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 중지를 선언하며 '닉슨 쇼크'로 나타났다. 이는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로 이어졌으며, 미국 달러화의 일방적 금태환 정지는 국제통화질서의 구조적 전환을 초래했다. 이 조치로 인해 달러 가치는 절하되고, 일본 엔화는 급격히 절상됐다. 이후 일본은 1973년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고 수출주도형 산업 정책을 강화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참조: Eichengreen, B. (2008). Globalizing Capital: A History of the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 Princeton University Press).

이를 상세히 분석한 OECD 통계, 미상무부의 자료, 미연준의 자료 등에 따르면, 일본은 1970년 이후 지속적인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해왔으며, 1981~1985년 사이 연평균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약 3.2%에 달하는 500억 달러 에 이르렀다(OECD Economic Outlook No. 39, 1986). 특히 미국과의 양자 무역에서 일본은 1985년 단일 연도 기준 약 499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당시 미국 전체 무역적자의 38%에 해당하는 규모였다(U.S. Department of Commerce, "U.S. International Trade in Goods and Services," Historical Series, 1986). 미 연준(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의 FRED database에 따르면, 같은 시기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5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국제 수지의 구조적 불균형을 고착화시켰다. 이로 인해 미국 정치권과 노동계는 일본에 대해 지속적인 시장 개방 압박과 통화가치 조정을 요구하게 됐다.

닉슨쇼크 이미지. [사진=챗GPT]

1980년대 후반, 미국은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적자가 구조적 고착 상태에 이르자 보다 강력한 대응조치를 모색했다.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당시 대통령은 1988년 무역법(Omnibus Trade and Competitiveness Act)을 의회에서 통과시켰고, 그 핵심 조항인 슈퍼 301조(Super 301)는 미 무역대표부(USTR)에 특정국가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식별하고 이에 대해 일방적인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이 조항은 당시 미 무역대표부 대표였던 클레이튼 여이터(Clayton Yeutter)와 상무장관 말콤 발드리지(Malcolm Baldrige), 그리고 의회의 양당 의원들에 의해 적극 추진됐다.

1989년, 슈퍼 301조는 일본을 대상으로 처음 발동됐으며, 일본의 통신기기, 위성장비, 목재제품 시장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비공정하게 폐쇄되어 있다는 판단에 근거했다. 특히 미 정부는 일본의 행정지도, 독점적 유통체계, 인증 절차 지연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였고, 일본 정부에 시장 개방 시한을 명시하도록 요구했다. 이 조치는 단순한 관세 문제가 아닌, 무역정책과 산업정책의 충돌, 그리고 미국식 자유시장 질서와 일본식 조정시장 모델 간의 패권적 충돌을 상징하는 조치였다.

레이건 행정부 후반과 조지 H. W. 부시 초기까지 이어진 슈퍼 301조의 운용은 WTO 체제 이전 미국의 일방주의적 무역전략의 전형으로 평가되며, 미국이 기술력 기반의 시장 우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환점이었다.

1985년 9월, 미국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미국의 제임스 베이커(James Baker) 재무장관의 주도로 프랑스의 피에르 베레고부아(Pierre Bérégovoy),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톨텐베르크(Gerhard Stoltenberg), 일본의 다케시타 노보루(Takeshita Noboru) 재무상, 영국의 나이젤 로슨(Nigel Lawson) 등 주요 5개국(G5)의 재무장관들이 참석하여, 달러 강세가 미국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달러화 약세 유도를 공식화하였으며, 그 결과 엔화는 2년여 동안 약 60% 가까이 급등하게 되었다.

엔고는 일본 내수시장 확대와 해외 투자 유인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일본 정부는 나카소네 야스히로(Yasuhiro Nakasone) 총리 체제에서 초저금리 정책과 금융완화를 단행했다. 일본은행은 과감한 유동성 공급에 나섰고, 기업과 가계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로 인해 일본 경제는 급격한 버블경제로 전환되었으며, 자산가격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1990년대 초 유럽에서 진행된 부동산과 주식시장 붕괴는 일본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고,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는 장기적인 금융경색과 내수 침체로 이어졌다. 이 시기를 계기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Lost Two Decades)'이라는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으며, 미국과의 기술 경쟁력 격차는 점차 벌어지며 경제력은 쪼그라들게 되었다 (참조: Lincoln, E.J. (1998). Troubled Times: U.S.-Japan Trade Relations in the 1990s, Brookings Institution).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은 『The Unstable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에서 "통화정책이 무역정책의 도구로 활용될 경우, 글로벌 금융질서는 구조적으로 왜곡된다"고 지적하며, 무역불균형 문제의 해결 방식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상대방이 위기를 잘 활용하면 나에게는 최대의 기회가 된다. 미국은 같은 시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정보기술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정책 지원을 통해 기술 주도권 회복에 나섰다. 레이건과 조지 H.W. 부시 행정부는 반도체산업 지원, 방위산업의 민간기술 이전, 교육 및 연구개발 확대 등을 통해 디지털경제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실리콘밸리는 HP(휴렛팩커드), 인텔, 애플, 시스코,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첨단 기업들이 집결하며 기술혁신의 메카로 부상했고, 클라우드 컴퓨팅, 마이크로프로세서, 네트워크 장비 등 핵심기술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게 되었다. 특히 윌리엄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 스티브 잡스, 고든 무어, 앤디 그로브 같은 기업가들은 기술과 비즈니스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기술기반 경쟁우위는 미국이 금융위기와 제조업 쇠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술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대해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연구소의 경제사가 찰스 P.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는 미·일 갈등이 단순한 무역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체제의 축소와 재조정의 전조였다고 평가한다. 그는 "세계경제가 작동하려면 리더가 필요하며, 리더가 없을 경우 시스템은 붕괴한다(the world economy needs leadership, and when leadership is lacking, the system fails)"고 강조했다. 이러한 평가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의 미·일 무역마찰은 단순한 수출입 갈등이 아닌, 국제무역체제의 리더십 전환과 구조 재편의 신호탄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미·일 무역전쟁은 결과적으로 미국의 기술패권 회복과 일본 산업의 장기 정체라는 극명한 대비를 남기며 마무리되었으며, 오늘날 미중 전략경쟁의 구조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 선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스틀러 (I.E. Destler)는 『American Trade Politics』(1995)에서 "슈퍼 301조는 무역규범의 문제를 넘어 미국의 전략적 국가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로 등장했다"고 진단하며, 무역정책의 규범적 질서에서 전략 중심 질서로의 전환을 설명했다. 이에 더해 제프리 쇼오트 (Jeffrey J. Schott)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의 수석 연구원 역시 그의 책 『The Future of U.S. Trade Policy』(2008)에서 미국의 무역법 슈퍼 301조 발동이 미국 내부 산업보호를 넘어 "지정학적 위상 유지를 위한 통상정책의 전략화"라고 분석하며, 무역정책이 곧 외교정책이자 안보정책으로 확장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수퍼301조를 앞세워 밀어부친 통상정책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촉발시키며 제2의 경제대국에서 서서히 침몰하는 항공모함처럼 깊은 수렁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강대국이 벌인 게임은 항상 약자를 굴복시키고, 강자가 다시 더 강력하게 올라설 수 있게 만드는 변곡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강대국에게는 언제나 다시 꺼내 쓰고 싶은 보검처럼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다.

제4차 무역전쟁: 트럼프 1-2기의 무역패권 전략과 글로벌 파장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Make America Great Again)를 앞세운 미국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5,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일본때와 마찬가지로 슈퍼 301조를 앞세워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무역적자 해소 차원을 넘어서,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중국의 기술굴기 전략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를 목표로 했다. 특히 화웨이, ZTE 등 중국의 핵심 ICT 기업을 기술·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즉시 차단했다. 여기에 5G,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디커플링(Decoupling)'이 병행되면서 무역전쟁은 기술패권전쟁으로 비화됐다.

중국 역시 즉각 보복에 나섰다. 미국산 농산물, 특히 콩과 돼지고기 등에 1,1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에너지 수입을 제한하는 등 전면적 대응을 실시했다. 미국 중서부의 농업지역은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정책으로 피해를 보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가 소득은 늘어나지 않았고, 미국 소비자 역시 생활용품과 전자제품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을 떠 안았다.

경제적으로 양국 모두에게 큰 손실을 가져다 준 것으로 나타났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찰스 P. 바운(Chad P. Bown)은 보고서 『중국거래 제1국면: 회고 (Phase One China Deal: A Retrospective』), Working Paper 20-9, 2020)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가 미국 내 GDP 감소뿐 아니라 소비자 물가 인상, 농업 보조금 급증, 공급망 혼란 등의 부작용을 동반했다고 분석하였다. 2020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보고서에 따르면, 무역전쟁은 미국의 연간 GDP를 약 0.5%포인트 감소시켰으며, 기업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투자 위축을 초래했다는 진단이다. 또한 중국 역시 성장률 둔화와 외국인직접투자 감소를 경험했으며, 결과적으로 내부소비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을 가속화하게 됐다.

관세전쟁은 단지 경제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대만해협 군사충돌 가능성, 홍콩 사태 개입,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까지 연결되며, 양국 간 전면적 전략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2020년 이후 이어진 바이든 행정부조차 이 관세 구조를 전면 해제하지 못한 것은, 트럼프 무역전쟁이 미중 간 '냉전형 질서'로의 전환에 구조적 기여를 했다는 방증이다.

이와 같은 사태는 결국 세계 공급망 재편이라는 대전환을 촉발했다. 당사자인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을 떠나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했고, 중국은 '중국제조 2025'의 대외적 표방을 중단한 채, 기술 자립과 내수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선회했다.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 전략산업은 민간이 아닌 '국가 간 통제'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2025년 도널드 트럼프가 재집권함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한층 더 전략화하고, 세계 각국에 고율 관세와 공급망 재편을 강제하는 방식으로 제4차 무역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이는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기술·산업·안보를 결합한 총체적 압박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무역전쟁은 트럼프 1기 시절의 대중 집중형 조치와는 달리, 이웃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전통적 우호국가인 동맹국과 제3국까지 포함한 무차별적 압박과 규제 조치라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전 미국을 상대로 교역한 전 국가에 관세를 부과했던 스무트-홀리법을 앞세운 무역전쟁과 흡사하다.

트럼프는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모든 수출입 거래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했고, 트럼프 정부는 '해방의 날'로 명명한 지난 4월 2일 무역적자 규모에 근거해 중국에 145%의 초관세를, 한국에는 25% 등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했다. 같은 달 8일까지 90일 유예 기간 동안 10% 기본관세만 적용하면서 국가별 협상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명확하다. 첫째, Made in USA 제조업의 완전한 부활을 꿈꾼다. 외국생산 제품에 고관세를 책정해 고비용-비효율성을 높이게 되면 자국의 첨단산업이 다시 국내로 회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즉 자국 회귀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중국과의 기술탈동조를 목표로 한다. 미국의 첨단기술과 장비가 중국에 유입되는 것으로 금지해 중국의 기술 성장과 공급망 장악력에 대한 견제라는 뚜렷한 의지를 담고 있다.

중국 굴기를 막기 위해 미국에서 수입되는 첨단장비뿐 아니라, 삼성과 SK, 대만 TSMC 등 3국을 통한 미반도체장비의 반입까지 제한할 방침이 통보된 상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22년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일부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해서는 그 적용이 유예된 상황이 예외없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상호균형적 무역을 통해 미국이 떠 안고 있는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상대 무역흑자국에 대해 관세를 차등적으로 부과시켜 "미국민의 세금 대신 관세로 국가예산을 채우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자유무역질서가 파괴되면 모든 국가들이 미국을 배제하고 무역교역이 수월한 국가들과 짝짓기가 시작되어 결국 미국이 가장 큰 패배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 경고다. 흡사 1940년대의 오타와 선언에서 발효된 영연방 무역연합이 탄생했던 것처럼 블록화는 가속화될 수 있다.

하버드대학의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는 "트럼프의 전략은 무역이 아니라 지정학적 권력투쟁의 수단"이라며, 이것이 결국자유무역체제의 완전한 파괴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유럽 국제관계 연구소(IFRI)의 디디에르 빌팽(Philippe de Villepin)은 이를 "경제 나토화(Economic NATOization)"라고 표현하며,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 블록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의 비자율화가 가속화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은 바로 이전의 역사적 경험에서 이미 학습한 바 있다. 2025년 4월 발표된 OECD 보고서 "Global Trade Fragmentation and Strategic Uncertainty" 는 "미국의 새로운 전략무역 노선이 세계 GDP를 중기적으로 연 2~3% 하락시키고, 중소국 경제의 자율성과 복원력을 결정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③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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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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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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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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