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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개인정보 보호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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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화우 변호사

우리는 지금 개인정보가 잘 보호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가? 핸드폰이 일상화되면서 편리해진 점은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힘들다. 반면에 핸드폰으로 인해 불편해진 점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필자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필요한 스팸성 광고 문자나 전화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가장 불편한 점, 아니 가장 무서운 점은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고지 문자가 아닐까 싶다. 지난 4월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을 불안에 떨게 한 통신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외에도 물건을 구매한 회사, 도서를 구매한 회사로부터 연달아 날아오는 개인정보 유출 고지 문자들 … '나'라는 개인이 내 의사에 반하여 타인에게 노출되었다는 불쾌감부터 시작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까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 [사진=화우]

사실 1990년대 중반 무렵까지 필자는 개인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개인정보가 요구되면 어디서든 별 거리낌 없이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집주소를 적었던 것이다. 사회 분위기도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게에서 고객 등록을 하기 위해서, 또는 경품 응모를 하기 위해서 등등 많은 경우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또 다들 이에 따랐다. 당시에는 학교 졸업앨범 뒷면에 모든 학생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및 집주소가 버젓이 기재되어 있기도 했었고, 그로 인해 결혼정보회사를 운영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회원 모집 연락을 위해 대학교 졸업앨범을 구한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도 있다. 마음만 먹으면 영리 목적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던 시기였다. 필자는 그 무렵에도 여전히 도서대여점에 회원 등록을 하면서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및 집주소 등을 기재하는 데 별 주저함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후배 한 명이 말하기를, 자기 집 근처 비디오대여점에서 비디오를 대여하려고 했더니 회원 등록에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기에 불쾌해서 그냥 비디오 대여를 포기하고 나왔다고 불평을 했다. 도서나 비디오 대여는 반납이 보장되어야 하는 업종이므로 대여자의 연락처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따라서 전화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주민등록번호가 왜 필요하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후배를 향해 '그냥 기재하면 되지 뭘 이리 까다롭게 굴고 유난일까?' 하고 생각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후배의 문제제기는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인생은 참 알 수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별로 문제의식이 없던 필자가 몇 년이 지나 정부 내 법률안을 심사하는 부처에서 일하게 되고, 공교롭게 그 시기에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정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하게 되면서 필자가 해당 법률안을 심사하게 된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하여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었다. 또한 헌법재판소도 이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하여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보장된다고 하면서, 해당 권리는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즉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공개와 이용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말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르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고, 그러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 수집, 보관, 처리, 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 그러나 법률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개인정보 보호의무가 있는 규율 대상은 국가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만 국한되었고, 그 밖에는 아무런 제한 없이 개인정보가 수집, 이용되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개인정보 유출이나 오·남용 문제가 대두되었고, 이에 정부는 2008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망라하는 개인정보 처리원칙을 규정하고,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예방 및 구제하기 위하여 개인정보 보호법안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그 덕분에 필자는 법률안 심사를 위해 몇 개월에 걸쳐 개인정보의 개념부터 시작해 개인정보 처리의 다양한 모습, 정보주체의 권리 등 개인정보 보호 전반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고 미국의 프라이버시법, 영국의 정보보호법, 독일의 연방정보보호법 등 외국 입법례들을 연구하게 되었다. 이후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도 개인정보 유출이 문제된 사건 등을 다수 수행하고 계속 행정법 및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법 제정안을 심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제가 상당히 잘 마련되어 있고, 또 계속 보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위협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암시장에 유출된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가 약 4억6000만 건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실로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 중에는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이용한 해킹의 결과로, 개인정보를 수집, 보유한 주체도 모르게 제3자가 정보를 탈취해가는 불가항력적인 경우도 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또다른 사례들을 보면 개인정보 보유주체가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여 필요한 관리나 기술적 조치를 충분히 다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경우도 있고, 법률에 규정된 내부통제절차들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경우도 있으며, 나아가 개인정보를 수집, 보유한 주체가 스스로 오용하거나 악용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제품 가격을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면 오늘날에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도 또는 윤리의식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다. 일련의 사건들로 국민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더더욱 높아지고 있는 오늘날에 비추어볼 때, 앞으로 국민은 개인정보 보호수준이 높은 기업의 물건을 구매하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의 시대'에 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


경력

2020-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2020-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20-현재 한국법제연구원 자문위원

2020-현재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 비상임위원

2018-20 대법원 재판연구관(헌법행정조)

2014-15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간사(위원)

2013-18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13-18 법무법인(유) 화우

2013-18 법제처 법제교육원 행정쟁송법, 법령해석실무 비상임강사

2012-13 법제처 법령해석정보국 행정법령해석과

2010-12 법제처 차장실 비서관

2008-10 법제처 행정법제국

2007-08 법제처 행정심판국 행정교육심판과

2007 법제처 행정심판국 사회복지심판과


학력


2022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박사 수료)

2020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석사)

2007 사법연수원 제36기

2005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영문학박사 수료)

2004 제46회 사법시험 합격

1998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영문학석사)

1996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도쿄·교토, 숙박세 인상...韓관광객 부담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쿄와 교토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 대응을 명분으로 숙박세를 대폭 높이면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 비용이 앞으로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교토시는 오는 3월부터 숙박세 상한을 현행 1박 기준 최대 1000엔에서 1만엔으로 10배 올리는 계획을 확정했다. 1박 10만엔 이상 고급 호텔에 묵을 경우 1만엔의 숙박세를 별도로 내야 한다. 이는 일본 내 지자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숙박세다.​도쿄도는 현재 1만엔 이상~1만5000엔 미만 100엔, 1만5000엔 이상 200엔을 부과하는 정액제에서, 숙박 요금의 3%를 매기는 정률제로 전환하는 개편안을 마련해 2027년 도입할 방침이다.​​정률제가 도입되면 1박 5만엔 객실의 경우 지금은 200엔만 내지만, 개편 뒤에는 1500엔으로 세 부담이 7배 이상 뛰게 된다. 숙박세 인상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인기 도시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100여 곳의 지자체가 새로운 숙박세 도입을 검토하거나 이미 도입을 확정했다. ​일본 정부 역시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를 현행 1000엔에서 3000엔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전반적으로 관광 관련 세금을 손보는 흐름이다. 일본 도쿄 츠키지 시장의 한 가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韓관광객, 日 여행 체감 비용 '확실히' 오른다 한국은 일본 방문객 수 1위 시장으로, 일본 관광세 인상은 곧바로 한국인의 일본 여행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1박 2만엔의 중급 호텔에 3박을 하는 가족여행의 경우, 도쿄도가 3% 정률제로 바뀌면 숙박세만 600엔 수준에서 7200엔 수준으로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교토시의 경우 10만엔 이상 고급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프리미엄 여행' 수요층에는 1박당 1만엔의 세금이 추가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여기에 출국세 인상까지 더해지면 항공권, 숙박, 관광세를 모두 합친 일본 여행 체감 비용 증가 폭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goldendog@newspim.com 2026-0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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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집값 5년 새 30% '쑥'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경기도 내 신분당선 역 주변 아파트 가격이 최근 5년간 30% 넘게 오른 것을 나타났다. 강남과 판교 등 핵심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집값 상승을 견인하며 수도권 남부의 '서울 생활권 편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KB부동산 시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최근 5년 동안 용인, 성남, 수원 등 경기도 내 신분당선 역세권 아파트(도보 이용 가능 대표 단지 기준) 매매가는 30.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평균 상승률인 17.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사진=더피알] 단지별로는 분당구 미금역 인근 '청솔마을'(전용 84㎡)이 2020년 12월 11억 원에서 2025년 12월 17억 원으로 54.5% 급등했다. 정자역 '우성아파트'(전용 129㎡) 역시 16억 원에서 25억 1500만 원으로 57.1% 뛰었다. 판교역 '판교푸르지오그랑블'(전용 117㎡)은 같은 기간 25억 7500만 원에서 38억 원으로 47.5% 올랐으며, 수지구청역 인근 '수지한국'(전용 84㎡)도 7억 2000만 원에서 8억 8000만 원으로 22.2% 상승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상승세는 신분당선이 강남과 판교라는 대한민국 산업의 양대 축을 직결한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고소득 직장인 수요층에게 '시간'이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는 만큼, 강남까지의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는 노선의 가치가 집값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지, 분당, 광교 등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우수한 학군과 생활 인프라도 시너지를 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신분당선은 주요 업무지구를 직접 연결하는 대체 불가능한 노선으로 자리매김해 자산 가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분당선 역세권 신규 공급이 드물다는 점도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부분 개발이 완료된 도심 지역이라 신규 부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입주한 성복역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이 역 주변 마지막 분양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5억 7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GS건설이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에 시공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총 480가구)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당첨자 계약을 진행한다.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분당선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신축이라 대기 수요가 많다"며 "수지구 내 갈아타기 수요는 물론 판교나 강남 출퇴근 수요까지 몰리고 있어 시세 차익 기대감도 높다"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 2026-01-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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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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