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취약구간 101곳에 방호울타리 설치 추진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적성검사 강화 건의도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지난해 7월 1일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사고 발생 1년이 지난 현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교통안전 시설 보강과 보행환경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사고 직후 시청역 인근에 8톤 차량이 시속 55km, 15도 각도로 충돌했을 경우에도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SB1' 등급 차량용 방호울타리와 역주행 방지를 위한 다양한 교통안전시설을 긴급 설치 완료했다. 조선호텔 앞에는 운전자의 오진입을 방지하기 위한 노면 색깔 유도선과 직진·좌회전 금지 표지, 신호등 등이 추가 설치됐다.
또 서울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의를 통해 세종대로18길(시청앞~조선호텔, 0.2km), 소공로(서울광장~한국은행, 0.47km)의 보행환경에 대한 장기 개선대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올해 7월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하반기에 차로 축소, 보도 확장, 횡단보도 신설(이설), 방호울타리 설치(정비) 등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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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대형화분 [사진=서울시] |
한편 시는 시청역 사고 이후 지난해 9월 발표한 '보행자 안전강화 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유관부서와 서울경찰청, 자치구, 도로교통공단 등과 조사 후 급경사·급커브 등 도로 여건상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보행취약구간 101곳에 'SB1' 등급의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며 도시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호울타리 제품 공모를 시작했고, 올해 4월 우수 제품을 최종 선정해 5월부터 설치를 시작했다.
운전자가 주행 방향을 혼동할 가능성이 높은 일방통행 이면도로의 시인성도 개선했다. 58개 구간의 '회전금지' 또는 '진입금지' 교통표지판을 LED 표지판으로 교체 완료했으며, 사고우려 지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할 계획이다.
광화문 광장과 같이 평시 인파가 많이 몰리거나 개방된 시민 공간 4곳에는 차량 진입을 일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형 석재화분을 설치했다. 교차로 등 횡단보도 턱 낮춤 구간 163개소에는 볼라드를 설치해 보행안전성을 높였다.
대형 석재화분은 조경 효과는 물론 교통사고 예방효과가 크며, 볼라드는 차량 진입을 방지하면서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도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보행 공간이 부족한 도로에 대해서는 보도 신설·확장을 통해 시민이 안심하고 걷도록 보행환경을 개선했다.
시는 고령 운전자의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 지원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열린 토론회를 통해 중앙정부에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과 면허 적성검사 강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제도화 등을 건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70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반납 시 지원금을 20만원으로 상향해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고 있으며, 어르신 대상 안전교육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 중이다. 고령 운전자의 안전한 운전을 위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 시범사업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여장권 교통실장은 "시청역 사고 1주기를 맞아 그간의 대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