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전체 순매수 금액 중 75% 반도체주…SK하이닉스·삼성전자
"상호 관세 마무리·금리인하시 라지캡 반도체주 선호 강해질 것"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약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삼천피'(코스피 3000)의 주역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형성되며 지수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4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매수 규모는 1조 4235억원에 달했다. 이어 삼성전자(9825억원), HD현대일렉트릭(2886억원), 기아(2334억원), LG씨엔에스(1941억원), 우리금융지주(1937억원), 현대차(1901억원), 하이브(1794억원), 두산(1762억원), HD현대미포조선(17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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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조선·인공지능(AI)·금융 등 새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선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규모 투자를 공언했던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전체 순매수 금액(3조 1884억원) 중 약 75%(2조 4060억원)가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D램 가격 상승, HBM 공급 부족, 주문형 반도체(ASIC)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업종의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 하반기에도 레거시 메모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스마트폰·디스플레이의 성수기 진입으로 (반도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높은 시기"라며 "상호 관세 유예 연장과 스마트폰 관세율이 낮아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 중심의 상승 분위기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IT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향후 대외 환경 변화가 외국인 수급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상호 관세 유예를 순탄하게 마무리 짓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전제된다면 외국인 패시브 수급이 강해질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라지캡(대형)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 선호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예고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현재의 매수세가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 본격적인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