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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질문에 '침묵', 고함에 '응답'...尹과 李의 상반된 리더십

기사입력 : 2025년07월01일 14:08

최종수정 : 2025년07월02일 13:03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을 직접 불러 1대1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습니다. 민정수석실에서도 보고서를 올릴 때 반대 의견을 따옴표로 표시해 함께 제출했죠. 이런 전통이 이어졌으면 좋았을텐데 이명박, 노무현 대통령까진 이어지다 박근혜 대통령 때부턴 끊겼어요." 김앤장 법률사무소 재직시절 사석에서 봉욱 변호사(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와 나눈 대화 중 기억에 남았던 말이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를 했다.

[사진=김지나 사회부 법조팀 차장]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질 순 없다. 중요한 건, 다른 의견을 대하는 태도다. 누군가는 대화를 통해 생각을 나누려 한다면 또 누군가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의 대화 자체를 피한다.

지난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의 소환 조사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다섯 번째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검은색 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고검 정문을 통과는 입구까지 약 5분 동안 윤 전 대통령은 두 얼굴을 보였다. 고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는 지지자들에겐 차량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었지만, 포토라인 앞에 선 기자들의 질문엔 아무런 대답 없이 지나쳤다.

이에 반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현장.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유족이 행사장 밖에서 고성을 지르자, 이 대통령은 "들어올 때 저에게 고함치는 분이 있던데, 서 계셔도 되니까 들어오라고 하시라. 마이크 줄 테니까 말씀하시라"고 응답했다. 대통령 참석 행사는 경호 문제로 사전에 초청된 인원만 출입이 가능한 것이 관례지만,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행사장 문을 연 것이다. 이 장면은 뉴스핌TV 유튜브를 통해 공유되며 150만회 이상 조회됐고, 2만9000건이 넘는 '좋아요'와 3600건이 넘는 응원 댓글이 달렸다.

유튜브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는 시대. 알고리즘이 선택한 콘텐츠에 길들여진 채 타인의 시선을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 시대일수록 다른 생각을 수용하고, 불편한 진실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리더십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재명 정부는 빠르게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고 있다. 야당 대표 시절, 수사 대상이었던 그는 이제는 검찰에 칼을 휘두를 수 있는 입장이 됐다. 정권 초 칼끝이 날카롭게 살아 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빠르게 검찰개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속도보다 안정과 내실을 택한 모습이다. 법무부 장관에 5선 민주당 중진을 앉히고, 민정수석과 법무부 차관 후보자에 검찰 출신을 기용했다. 검찰개혁의 판을 짜는 자리에 검찰 출신을 전진배치 시키며 여야, 검찰, 행정부가 모두 공감할 만 한 방향을 설정하고, 개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깊어진 사회의 분열은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그 첫걸음은 비판의 목소리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에게도 어떤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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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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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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